2타차 쫓긴 김인경 웃게 한 ‘17번홀 세컨샷’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8일 05시 45분


김인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인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179야드 거리에서 홀 3m로 붙여

김인경(29·한화)의 첫 메이저 왕관 획득은 녹록치 않았다.

김인경은 8월5일 늦은 오후(한국시간)에 영국 파이프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파72·6697야드)에서 시작된 브리티시오픈 최종라운드에서 2위그룹에 6타 앞선 채 1번홀(파3) 티 박스에 올랐다. 큰 실수가 반복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게다가 1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홀들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샷 미스는 거의 없었지만 3라운드에서 절정에 달했던 퍼트 감각이 살아나지 않아 타수를 지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파5 8번홀에서 이날 2번째 버디를 잡았지만 9번홀(파4)에서 스리 퍼트가 나와 곧바로 한 타를 잃었다.

게다가 날씨도 도와주지 않았다. 출발할 때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지만 라운드 중반 이후 비가 오락가락 했다. 굵은 비방울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린이 많이 젖으면 아무래도 퍼트하는데 있어 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어 경기를 일찍 시작한 선수들보다 불리할 수 있었다.

김인경이 한 타밖에 줄이지 못하는 사이 경쟁자들이 맹추격을 했다. 미국의 미셸 위와 잉글랜드의 조디 유와트 섀도프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인경이 10∼16번홀까지 연속 파 행진을 기록하는 사이 어느새 2위까지 올라선 섀도프와 그의 타수는 불과 ‘2’로 줄었다. 김인경은 파5인 11번홀과 15번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게 뼈아팠다. 남은 두 홀에서 실수가 나온다면 심리적으로 많이 쫓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14야드로 긴 17번홀(파4)이 우승의 분수령이 됐다. 김인경은 티샷 후 179야드 정도를 남겼다. 그는 아이언이 아닌 하이브리드 클럽을 잡아야 했다. 그린 앞에는 개울이 있었고, 뒤쪽에는 벙커가 자리하고 있었다. 정확도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김인경은 2번째 샷을 홀 3m 정도에 붙이는데 성공했다. 버디를 잡아내진 못했지만 무난하게 파를 기록한 그녀는 부담을 떨쳐내고 마지막 18번홀(파4)로 이동하는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했다.

최종라운드에서 김인경의 성적은 1언더파 71 타였다. 그러나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는데 하나도 부족함이 없는 경기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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