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어드벤처와 스타워즈의 추억을 담은 명가 루카스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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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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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아츠 만큼 올드 게이머(70~80년 생 기준)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회사도 드물 것이다. '그림판당고', '원숭이섬의 비밀' 등 단순 흥행한 게임을 넘어 걸작으로 꼽히는 어드벤처 게임을 통해 전성기를 누린 것을 비롯해 전세계 수 많은 이들에게 포스의 위대함을 알린 스타워즈 시리즈를 선보이며 당당히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게임사가 바로 루카스 아츠이기 때문.

루카스아츠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루카스아츠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여기에 모 회사인 루카스 필름이 디즈니로 인수되면서, 지난 2013년 4월 문을 닫으며 그 화려한 역사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추억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오는 회사이기도 하다.

이 루카스아츠의 시작은 루카스필름의 대표이자 스타워즈의 아버지 조지 루카스가 1982년 3월 창립한 '루카스필름 게임즈'이었다. SF를 넘어 블록버스터의 역사를 새로 쓴 스타워즈를 전세계에 성공시킨 루카스 필름의 수장 조지 루카스는 자신의 회사가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장되기를 원했고, 당시 큰 게임 쪽에도 관심을 보여 게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루카스필름 게임즈'를 세우기에 이른다.

볼브레이저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볼브레이저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물론, 신생 조직인 '루카스필름 게임즈'가 곧바로 게임 개발에 착수 한 것은 아니었다. '루카스필름 게임즈'는 아타리와 협업을 통해 비디오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팀의 창립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선보였고, 액티비전(액티비전&블리자드의 그 회사 맞다)를 통해 게임을 유통하거나, 1984년 '볼브레이저', '레스큐!' 등의 색다른 형태의 액션게임을 출시하는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

공포의 저택(자료출처-게임동아)
공포의 저택(자료출처-게임동아)


이후 자신감이 붙은 루카스 필름 게임즈는 1987년 유명 TV 시리즈의 판권을 이용한 게임을 직접 개발하니 이 게임이 바로 어드벤처 게임 시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게임 '공포의 저택'(Maniac Mansion)이었다. 이후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매진하기 위해 1990년 루카스 필름의 재편성을 통해 영화 외적인 분야를 전담하는 '루카스 필름 엔터테인먼트 산하'의 '루카스 아츠'로 명칭을 바꾸어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착수한다.

그림판당고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그림판당고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이미 '공포의 저택'으로 큰 자신감을 얻은 '루카스 아츠'는 실험적, 혁신적이며 기술적으로 진보 된 게임을 제작한다는 자신들의 철학 아래 HD 리마스터로 큰 화제를 불러온 불후의 명작 '그림판당고'와 어드벤처 게임의 정수로 불리는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 '인디아나 존스' 등 유머와 스토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을 연이어 히트 시키기에 이른다.

루카스 아츠 게임들의 특징은 바로 어드벤처 게임임에도 상당히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선보였고, 마우스, 키보드 등의 기능을 적극 활용한 UI를 선보였다는 것에 있다. 아울러 깜짝 반전을 담고 있거나, 멕시코 등 당시에는 크게 소개 되지 않은 국가들의 민속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 해석한 독특한 배경 등 여느 영화 못지 않은 치밀한 스토리를 선보여 이후 등장하는 많은 게임들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루카스아츠의 X-WING 시리즈(자료출처-게임동아)
루카스아츠의 X-WING 시리즈(자료출처-게임동아)


어드벤처의 명가로 떠오른 '루카스아츠'지만, 그들에게는 더욱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바로 전세계 수 많은 이들을 사로잡은 스타워즈가 바로 모 회사의 것이었기 때문에 이를 마음대로 개발할 권한이 있다는 것. 이미 'X-wing', '타이 파이터' 등의 작품으로 연이은 성공을 기록한 이들은 '스타워즈: 다크 포스' 등의 게임을 성공시키며 스타워즈 게임 분야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한다.

스타워즈 레벨어설트(자료출처-게임동아)
스타워즈 레벨어설트(자료출처-게임동아)


당시 사양길에 접어든 어드벤처 게임 시장에서 탈피하기 위해 루카스 아츠는 2000년대 이르러 어드벤처 게임 개발 중단을 선언하며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지만, 이내 RPG, 액션 등의 장르에 집중해 스타워즈 구공화국기사단', '제다이나이츠',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등 수작을 출시하며 죽지 않은 그들의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후 2011년 구공화국 기사단에서 호흡을 맞춘 바이오웨어와 공동으로 개발한 '스타워즈: 구공화국기사단' 온라인을 선보인 것에 이어, 차세대 게임기와 변화한 트렌드에 맞춘 게임을 준비 중이던 '루카스아츠'는 돌연 큰 위기에 빠지게 된다. 바로 모회사인 루카스 필름이 디즈니에 인수된 것.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이후 온갖 추측이 나돌던 2013년, 디즈니는 '루카스아츠'에서 개발 중이던 게임들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이내 2013년 4월 3일 공식적인 스튜디오 폐쇄를 발표하며 100여 명의 개발자를 모두 해고하여 게이머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사실상 게임 사업부가 끝나버린 셈이다.

현재 스타워즈의 게임 판권은 각 회사들로 흩어진 상황이며, EA에서 개발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가 엄청난 퀄리티를 선보이며 향후 등장할 스타워즈 게임들의 기대감을 높여 주기도 했다.

워킹데드(자료출처-게임동아)
워킹데드(자료출처-게임동아)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2004년 루카스아츠의 어드벤처 게임 출시 중단에 항의하며 퇴사한 뒤 설립한 게임사 '텔테일 게임즈'가 2012년 어드벤처 게임 '워킹데드'를 선보이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특히, 잘 짜여진 각본과 몰입도 높은 영상미 그리고 게이머들의 선택에 따라 변화하는 스토리는 2012년 각종 상을 휩쓸기 충분했으며, 어드벤처 게임의 부활을 알린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록 2000년대 들어 어드벤처 게임 개발 중단을 선언했지만, '大어드벤처 시대'의 신호탄을 쏜 루카스아츠의 개발진들이 만든 회사가 새로운 형태의 어드벤처 시장을 개척한 작품을 선보인 셈이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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