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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서 비트 맞춰 ‘하나 둘’… “예술 퍼포먼스 주인공 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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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서 비트 맞춰 ‘하나 둘’… “예술 퍼포먼스 주인공 된듯”

조윤경기자 입력 2017-08-07 03:00수정 2017-08-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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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 한달간 ‘에코판타지’… ‘관람+운동’ 새 트렌드 즐겨보니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운동 프로그램에 참가한 본보 조윤경 기자(왼쪽)를 비롯한 시민들이 트레이너에게 런지(한쪽 다리를 앞으로 구부리는 하체근력 강화 훈련) 동작을 배우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자, 가장 아픈 부분에서 그대로 스톱! 그 자리에서 오른쪽, 왼쪽으로 왔다 갔다 열 번 해주세요.”

4일 오전 고요하던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층 로비에 흥겨운 비트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50여 명의 여성이 매트 위에서 트레이너의 구호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스티로폼 롤러 위에 종아리를 얹은 채 미간을 잔뜩 찌푸린 여성은 입으로 소리 없는 ‘아오’를 외쳤다. 미술관 안마당에 설치된 양수인 작가의 작품 ‘원심림’도 통유리 너머로 그 모습을 평화롭게 내려다봤다.

무더운 여름, 예술작품 사이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본보 기자가 직접 참가해 봤다. 이 행사는 8월 한 달간 열리는 ‘에코판타지’ 중 하나로 요가, 댄스, 트레이닝 등 스포츠 활동을 한 뒤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여름 이벤트다.


차가운 먹색 돌바닥에 놓인 형광 분홍색의 요가 매트와 그 위에서 단체로 운동하는 우리의 몸짓은 하나의 예술 퍼포먼스를 방불케 했다. 미술관 관람객들이 신기해하며 곁을 지나갔지만 참가자 모두 아랑곳하지 않고 운동에만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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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프로그램은 70여 분 동안 이어졌다. 이후엔 곧장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 폴란드 예술가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작품을 관람했다. 해설이 적힌 팸플릿과 작품을 번갈아 바라보는 참가자들은 사뭇 진지해 보였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던 땀도 시원한 전시장을 천천히 돌아보는 동안 어느새 다 말라 있었다.

대학원생 황수진 씨와(23) 곽현지 씨(24)는 “무료로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고, 운동과 미술을 함께 체험할 수 있어서 신선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30대 회사원 정선욱 씨도 “미술관에서 운동을 하니 마치 고급스러운 여가활동을 즐기는 느낌”이라고 했다. “오늘이 여름휴가 첫날”이라는 직장인 성필제 씨(57)는 “도심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미 외국 미술관들은 전시 관람과 운동이 결합된 행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는 1월부터 ‘뮤지엄 워크아웃’을 개최해 왔다. 안무가와 전시장을 투어하며 에어로빅과 체조, 명상을 하는 유료 프로그램이다.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 브루클린미술관, 영국 빅토리아앤드앨버트미술관에서도 아침 시간 요가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미술관이 ‘보는 공간’에서 ‘체험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라는 미술관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니 열정적이고도 차분한 ‘정(靜)과 동(動)’의 조화가 꽤나 만족스러웠다. 막힌 공간이 답답해 탁 트인 공간에서 운동하고 싶은 사람, 한번쯤 무료 트레이닝을 받아보고 싶은 사람, 혹은 휴가를 도심에서 보낼 계획인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02-3701-9500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에코판타지#현대미술관#뮤지엄 워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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