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2조3536억 매도… ‘셀 코리아’ 언제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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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에 외국인들 차익 실현… 부동산대책 등 ‘긴축 신호’도 영향
금융권 “IT 전망 밝아 반등 기회”

고공 행진을 벌이던 코스피가 외국인 투자가들의 증시 이탈 흐름 때문에 날개가 꺾였다.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은 지난달 매도세로 돌아섰다. 8개월 만이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의 매도 흐름이 지속되자 ‘셀 코리아(Sell Korea)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2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2조353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10거래일 중 9거래일 동안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특히 지난달 24∼28일 1조6332억 원어치를 팔아 주간 기준으로는 2009년 이후 11번째로 많았다.

외국인 매도세의 대표 요인으론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가 꼽힌다. 지난 2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 원 이상 팔아치웠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상승장을 이끌었던 정보기술(IT) 종목도 외국인 매도세를 피하지 못했다.

외국인 매도 행렬을 더욱 부추긴 건 △한반도 리스크 △세법개정안에 따른 순이익 기대 하락 등 대내외적 불안 요소들이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 입장에선 부동산대책과 세법개정안 등을 긴축 정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코스피의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기적인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우리 기업들의 이익 성향이 높고 IT 종목의 3분기(7∼9월) 전망도 밝기 때문에 반등 기회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는 올해 초 172조 원보다 12.5% 오른 193조 원으로 전망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 이하로 떨어지면 환율 효과가 오히려 마이너스가 돼 수출 종목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환율 변수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셀 코리아#환율#부동산#금융#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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