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한 야구 그만!” 이상군의 메시지가 선수들을 움직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4일 2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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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한화전이 열린 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경기에 앞서 훈련 중이던 한화 선수단이 잠시 1루 근처에 모여 이상군 감독대행의 말을 경청했다. 이 감독대행은 “창피한 야구는 하지 말자”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한화는 이날 전까지 후반기 14게임에서 3승 11패(0.214)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후반기 팀 방어율은 8.06(120.2이닝 108자책점)으로 리그 꼴찌(10위)였고, 계속된 패배에 승패 마진은 -20(39승 59패 1무)까지 불어났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넥센·54승 1무 46패)와 게임차도 15경기에 달했다. 이 기간에 역전승은 단 한 차례였는데, 6차례 역전패를 당해 분위기가 꺾였다. 중반 이후 큰 점수차로 끌려가는 경기가 늘어나다 보니 수비 집중력마저 흐트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날(3일) 마산 NC전 도중에는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와 주전 2루수 정근우마저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돼 우려를 키웠다. 천만다행으로 상태가 심각하진 않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야 이 감독대행은 “정말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히 엔트리에서 빠질 정도는 아니더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재가 이어지다 보니 이 감독대행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평소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힘을 불어넣는 그가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최근에 주루사도 잦았고, 수비 때는 중계플레이에서 실수가 자주 나왔다.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 간혹 나왔다”며 “선수들도 지고 싶지 않을 것이다. 플레이를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뜻에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메시지를 가슴에 새긴 한화 선수들은 선두 KIA를 상대로 7-3의 승리를 거뒀다. 타선은 올 시즌 14승을 거둔 KIA의 에이스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5점을 뽑아내는 등 15안타를 몰아쳤고, 선발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6이닝 동안 8안타(2홈런) 5삼진 무4사구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3승(6패)째를 따냈다. 6월 17일 수원 kt전에서 2승째를 따낸 뒤 48일만의 값진 승리였다. 박정진(2이닝)~송창식(1이닝)의 계투진은 3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경기 직후 만난 이 감독대행은 활짝 웃으며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해준 선수들 모두 고맙다. 비야누에바가 잘 던져줬고, 타자들이 1위 팀 에이스(헥터)를 잘 공략했다”고 밝혔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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