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 “5대 사회악 범죄도 아닌데 제명이라니…정치인에겐 최악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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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4일 1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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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학철 충북도의원/김학철 페이스북
사진=김학철 충북도의원/김학철 페이스북
‘물난리 속 외유’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당한 김학철(충주1) 충북도의원은 4일 “제명은 정치인으로서는 정치생명을 결정할 수 있는 최악의 결정”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제명 징계가 지나치다며 한국당 윤리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낸 이유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당헌·당규의 징계 결정에는 소명 절차가 명시돼 있는데 이 절차를 무시할 수 있는 경우는 강도살인, 성범죄, 부패·비리 등 5대 사회악 범죄를 저지른 경우”라며 “우리가 이런 파렴치한 행위나 범죄행위를 저지른 바도 없는데 제명 결정을 수긍하게 되면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게 아니라 정당한 절차를 진행하는 게 옳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저와 제 판단을 믿고 도와주기 위해 따라나선 동료 의원님들인데 그분들도 저와 같은 징계수위를 받는 것은 좀 부당하다”며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당에 소명을 하고 또 변론을 해서 선처를 호소하고 싶은 그런 배경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당시 해외연수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사정이 복잡하고 많았다. 예산으로 편성된 국외연수이고 수개월 전부터 계획했었던 것인데 구제역, 탄핵 정국 등으로 인해 두 차례나 이미 미뤄놨다”며 “그때는 미룰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임박한 상황이어서 미루게 되면 수천만 원의 도민 혈세가 위약금 등으로 날아갈 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에는 절차와 과정이 있지 않느냐”라며 “수해 복구를 위한 초기 상황에서는 관계 공무원들이 조기 수습을 하도록 지켜봐주는 게 옳겠다고 생각했고 그 이후에 의회나 의원들이 역할을 해 주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레밍’ 발언에 대해선 “고유 업무수행을 위해 국외연수를 갔다 온 것인데 (수해) 소관 상임위도 아니고 지역구도 아니었고 재해·재난에 초기 대처해야 할 의무가 있는 위치도 아니었는데 언론이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게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그는 “당시 12시간 비행을 하고 나서 시차적응도 안 된 아침에 심신이 매우 피곤한 상황이었다”며 “해당 언론사 기자한테 전화를 직접 해 ‘외유가 아니다. 사정이 있다. 이해해 달라’는 취지로 10여 분 가까이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줬다. 보도전제나 인터뷰 녹취가 이루어진다는 사전통지도 없이 시작된 대화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언론사가 다 써서 자기들도 안 쓸 수가 없다더라. 전후사정도 이해 안 해 주고 ‘다른 데도 썼으니 우리도 따라가야 한다’는 이런 태도에 레밍의 집단이동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제가 기자한테 그냥 말해버렸다”며 “그런데 레밍이라는 단어를 기자가 모르더라. 사회학 용어인데. 그걸 또 친절하게 또 설명을 해 준 것을 중간 자르고 앞뒤 자르고 그런 식으로 편집을 해서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물난리에도 공무로 해외에 나간 것이 제명당할 이유라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위에 대한 책무를 져야 할 분이 북한의 ICBM 발사 등 엄중한 국가 상황에 휴가를 간 것은 어찌 돼야 하느냐”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여름휴가를 걸고 넘어진 것에 대해선 “그 잣대의 공정함을 얘기한 거다. 비판과 처벌이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또 형평성을 갖춰야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저보다 수천, 수만 배 공적 의무와 책임을 지니신 분인데 북한의 ICBM 발사 등으로 전세계 이목이 한반도 정세에 쏠려 있는데 휴가 가시지 않았나?”라며 “기자가 단어 하나를 작성해서 보도하는 데는 단 몇 초면 된다. 그런데 그 몇 초를 소모한 그 단어로 인해서 상처받은 사람의 억울한 마음이라든가 이런 것들의 피해는 수년이 갈 수도 있고 또 수많은 사람들한테 그게 입힐 수도 있는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보도를 거듭 비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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