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치대학 프로그램 문전성시, 여당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일 22시 55분


코멘트
10년 만에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최고위 교육과정 프로그램에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
민주당 교육연수원은 지난달 모집한 더민주정치대학(50명 선발)에는 200명이 넘게 지원해 경쟁률이 4 대 1을 넘었다고 3일 밝혔다. 민주당이 야당이던 2009년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의 경쟁률은 2.5 대 1 수준이었다.

23일 시작하는 더민주정치대학(5주 일정, 총 10강)에는 기초단체장, 시의회 의장, 지방의원, 대학교수, 기업 임원, 2030 정치지망생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당원 출신 지원자도 있다. 사람이 몰리면서 특정인을 꼭 합격시켜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생겼다. 민주당 정춘생 교육연수국장은 “당 기여도와 경쟁력, 확장성 등이 평가 기준”이라며 “교육연수원장인 전혜숙 의원 등이 더욱 꼼꼼히 심사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지원자 급증의 배경으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 인맥을 쌓으려는 사람이 늘어난 점을 꼽는다. 실제로 민주당은 더민주정치대학 홍보책자에 ‘공천심사 시 가산점 부여’ ‘국회의원 멘토 연결’ ‘우수 수료자 당대표 1급 포상’ ‘유력 정치인과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졸업생 특전이라고 소개했다.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 대거 강사진으로 나선 것도 인기 요인이다. 23일에는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과 주요과제’를 주제로 특강을 한다. 이어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이재명 시장이 있는 경기 성남시청을 견학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졸업생은 앨범과 당 로고가 박힌 점퍼도 받는다.

하지만 일부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공천심사 가산점이 특전으로 걸리면서 정치권에 줄을 대려는 인사들의 ‘스펙 쌓기용’ 과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비 90만 원은 2030세대에게는 적지 않은 액수이기도 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프로그램은 사실상 ‘최고위 과정’에 해당한다. 비용 대부분이 연수생을 위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한승아 서강대 경제학과 4학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