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질환’ 작년보다 많아…역대 최대 환자 기록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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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낮 기온이 34.8도를 기록한 세종시의 한 공사 현장에서 러시아인 근로자 A 씨(26)가 쓰러져 숨졌다. 당국은 A 씨의 체온이 40도가 넘은 점을 미뤄 열사병이 직접 사인이었다고 보고 있다.

찜통더위가 이어지며 A 씨처럼 ‘더위 질환’이 의심되는 환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5월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열부종) 환자가 919명(사망자 5명)이라고 3일 밝혔다. 온열질환 감시가 시작된 2011년 이래 환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858명(사망 11명)보다도 7.1% 많다. 연간 온열질환자는 2014년 556명, 2015년 1056명 등으로 늘다가 전국 연평균 기온이 197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엔 총 2125명(사망 17명) 발생했다.

문제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예상되며 추가 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온열질환자는 폭염일(한낮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수가 증가하며 8월 첫 주에 크게 늘었다가 둘째 주까지도 쉽사리 줄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2012~2016년 온열질환자 중 39.5%는 8월 1, 2주에 몰렸다.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가 특히 취약하다. 지난 5년간 온열질환으로 숨진 58명 중 70대 이상이 19명(32.8%)이었다.

보건당국은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오후 1~5시 논과 밭 등 야외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것을 피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며 틈틈이 그늘에서 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술과 커피는 이뇨 작용 탓에 탈진을 부추길 수 있다. 어둡거나 스키니진처럼 꽉 조이는 옷보다는 밝고 헐렁한 옷이 통풍에 좋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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