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에게 러 스캔들 거짓증언 부추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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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선거와 무관 강조하라 얘기해”… 백악관 “아버지 입장서 조언한 것”
WSJ, 트럼프와 인터뷰 ‘저자세’ 논란

‘러시아 스캔들’에 빠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장남의 거짓 증언을 부추겼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해할 만한 자료를 주겠다는 러시아 변호사와 만난 트럼프 주니어에게 ‘만남이 선거와는 관련 없었다는 점을 강조해 해명하라’고 조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31일 보도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뉴욕타임스(NYT)가 자신이 러시아 변호사와 선거 기간 도중 만났다고 지난달 보도하자 문제의 만남이 미-러 간 입양정책에 관한 것이었으며 선거와는 무관했다고 주장했다. 아버지의 조언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후속 보도가 이어지자 클린턴 관련 대화를 나눌 것을 예상하고 만남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일 “으레 아버지들이 그러하듯 조언해 줬다”며 대통령의 입김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발표된 성명에 틀린 내용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연일 궁지에 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보수 성향 월스트리트저널(WSJ)을 극찬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이에 WSJ 측이 적극 화답한 것으로 1일 드러났다.

WSJ가 지난달 25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폴리티코가 이날 공개한 것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날 집무실에 들른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는 WSJ 편집국장 제라드 베이커에게 “오늘 사설(남편 재러드 쿠슈너의 ‘러시아 스캔들’ 대처를 칭찬한 내용) 좋았어요. 아주 좋아요”라고 말했고 트럼프도 “아주 잘했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베이커는 “매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Thank you very much. Thank you)”라고 화답했다.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CJR)는 “왜 WSJ 측이 그동안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지 않았는지 알겠다”고 비꼬았다. 그동안 공정보도를 외쳐 온 WSJ 측의 저자세를 지적하고 “폴리티코가 WSJ를 망신 줬다”고 평가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트럼프#러 스캔들#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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