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롯데 코치진 개편, 그 필연성과 한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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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승관 타격코치.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김승관 타격코치.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코치진을 또 개편했다. 1일 LG전을 앞두고 김승관 코치를 1군 메인 타격코치로 임명했다. 1군 서브 타격코치는 외야 수비코치였던 정보명 코치가 맡기로 했다. 기존의 1군 메인 타격코치였던 김대익 코치는 외야 수비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1군 코치들 사이의 보직 이동이다.

롯데는 2016시즌 조원우 감독이 취임한 뒤 장종훈 타격코치 체제로 출발했다. 그러다 2016시즌 중간에 장 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외국인인 훌리오 프랑코 타격코치가 올라왔다. 프랑코도 2017시즌 전반기를 채우지 못하고, 김대익 코치 체제로 바뀌었다.

롯데의 기복 심한 타선, 많은 병살타가 타격코치의 문책성 교체를 불러온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타격코치의 교체가 근본적 처방이 될 수 없음을 1일 LG전에서 고스란히 노출했다. 타격코치 교체에서 기대할 단기적 효과조차 못 봤다. LG에 2안타밖에 치지 못하고 무득점으로 졌다.

사실상 타격 부문은 조 감독의 영향력이 적지 않게 미치고 있다. 타순도 감독이 짠다. 타격 연습 때, 조 감독이 선수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해주는 장면도 종종 목격된다.

조 감독은 2017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의 부분 개편을 단행했다. 김원형 투수코치, 김민재 수비코치, 장재중 배터리코치가 팀에 가세했다. 이들은 조 감독과 운명공동체라고 볼 수 있는 존재들이다. 결국 거의 유일하게 조 감독이 ‘건드릴 수 있는’ 영역이 타격 파트인 셈이다.

2016년의 코칭스태프 교체와 달리 2017시즌은 조 감독의 의중이 전적으로 반영됐다. ‘계약 마지막 해 해보고 싶은 대로 해볼 테니 결과로 평가해 달라’는 조 감독의 암묵적 메시지를 프런트가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그림이다.

조 감독의 친정체제는 롯데에 강력한 ‘원 보이스(one-voice)’를 낼 수 있다는 이점이 발생한다. 안 되는 팀에서 흔히 나오는 ‘다른 소리’들이 적어도 지금 롯데에서는 새어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성과를 담보하지 않는 ‘원 보이스’는 사태의 해결이 아니라 봉합이다. 어느 순간 터질 일은 터지기 마련이다. 조 감독과 일치된 코드를 갖고 있는 코치들만으로는 ‘회전문 인사’가 불가피하다. 이번 1군 코치 교체는 그 필연성을 차지하고, 롯데가 지닌 인력풀의 한계를 노출한 것 역시 어쩔 수 없이 직시할 현실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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