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독립선언…예산 등 대한체육회 승인정관 개정 의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일 05시 45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체육회선 반발…문체부 승인여부 관심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가 독립성 강화 및 제고를 위한 정관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8월 1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어 정부를 비롯한 일체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원칙에 의거,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와 관련한 주요 조항들을 삭제하는 안을 의결했다. 미묘한 시기에 나온 독립성 강화와 정관개정이다.

기존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임원(협회장 포함) 선출시 ▲연도별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 등에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보고해야 한다.

이는 독립성을 강조해온 국제축구연맹(FIFA)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 사실이다. 2015년 말 쿠웨이트축구협회는 과도한 정부 개입을 이유로 회원국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몰수 패를 당했다. 축구와 관련된 것을 일일이 체육회에 보고하는 건 FIFA 정책에 역행한다고 축구협회는 내부적인 판단을 했고, 정관을 개정하기로 했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8월 2일 “쿠웨이트처럼 외부의 입김이 우리 축구계에 작용한 적은 없지만 일부 (정관) 문구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축구 인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정관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체육회는 크게 반발한다. 타 종목들과의 형평성 때문이다.

체육회는 축구협회 또한 다른 협회들처럼 가맹단체의 권리와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관 개정시 필요한 절차를 축구협회가 무시했다고 본다.

축구협회와 체육회는 지난주 1차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체육회는 축구협회가 계속 정관개정을 강행할 경우, 스포츠토토 기금을 비롯한 예산지원을 삭감하고, 체육회 대의원 자격박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지다.

하지만 파행은 막을 수 있다. 합의의 여지는 남아있다. 축구협회도, 체육회도 이번 개정이 갈등구도로 비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FIFA는 물론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주요 회원국의 동향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불필요한 힘겨루기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개정된 정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얻으면 효력이 생기지만 축구협회는 문체부에 승인요청을 하기 전에, 체육회와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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