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김선빈 넘어선 ‘몸쪽 강자’ 나성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일 05시 30분


NC 나성범은 2일 마산 한화전에서 2안타를 때려 시즌 타율 0.3782로 KIA 김선빈(0.3781)에 1모 차 앞선 타격 선두로 올라섰다. 이는 극명한 약점으로 꼽혔던 몸쪽 공 대처 능력이 향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은 2일 마산 한화전에서 2안타를 때려 시즌 타율 0.3782로 KIA 김선빈(0.3781)에 1모 차 앞선 타격 선두로 올라섰다. 이는 극명한 약점으로 꼽혔던 몸쪽 공 대처 능력이 향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28)이 KIA 김선빈(28)을 제치고 타격 부문 1위로 올라섰다. 김선빈이 6월 중순 이후 쭉 이 부문 1위를 고수했지만, 나성범이 2일 마산 한화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뒤집기에 성공했다. 1일까지는 김선빈(0.378)이 나성범(0.377)을 1리 차이로 앞섰지만, 나성범이 2일 경기에서 2안타를 터트리며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김선빈을 1모 차로 역전했다(나성범 0.3782·김선빈 0.3781). 군 제대 후 팀에 복귀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김선빈의 활약도 눈부시지만, 지난 시즌 부진을 극복하고 다시 리그 수위타자 자리를 넘보고 있는 나성범의 성장이 눈에 띈다. 특히 나성범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낸 결과라 더 눈길을 끈다.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 극명한 약점으로 꼽혔던 몸쪽 공 극복

나성범은 프로 2년차인 2014시즌, 최고타자의 기준이라는 타율 3할(0.329)-30홈런-100타점(101개)을 달성한 ‘괴물 타자’였다. 게다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불과 4년 만에 이룬 성과여서 더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한 가지 극명한 약점이 있었다. 몸쪽 공에 유독 약한 면모를 보였다. 프로 무대는 냉정하다. 잘 치는 타자가 나타나면 해부 수준으로 전력분석을 하고, 약점이 발견되면 집요하게 공략한다. 그도 상대의 집중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했지만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나성범이 달라졌다. 단순히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7월 31일까지 그의 몸쪽 스트라이크 공략 타율은 0.481에 달한다. 지난해(0.333)에 비해 1할4푼8리나 상승했다. 2015년(0.349)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아졌다. 올 시즌 10개 구단을 통틀어 몸쪽 스트라이크 대응력이 가장 좋다. 나성범이 몸쪽 공 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2위가 0.467을 기록하고 있는 구자욱(삼성)이다. 이어 3위 김재환(두산·0.442), 4위 송광민(한화·0.438), 5위 김문호(롯데·0.421) 순이다.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 몸쪽 공 정교함 뿐 아니라 장타력도 상승

정교함만 좋아진 게 아니다. 몸쪽 공을 장타로 연결시키는 힘도 키웠다. 기록으로 드러난다. 나성범의 몸쪽 스트라이크 장타율은 0.722에 달한다. 2015년 0.603, 2016년 0.563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다. 이는 10개 구단 중 6위에 랭크돼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구자욱(삼성·1.089), 재비어 스크럭스(NC·0.979), 한동민(SK·0.906), 김재환(두산·0.904) 김태균(한화·0.787) 등 리그 최고의 타자들과 함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몸쪽 공을 타격했을 때 인플레이 타구 속도(번트 제외)도 2016년(122.8㎞/h)에 비해 12.1㎞/h(2017시즌 134.9㎞/h)나 빨라졌다. 이제 상대팀이 나성범을 상대로 몸쪽 공 승부를 하기 어려워졌다.

나성범은 소문난 ‘연습벌레’다. 야구 욕심도 많고,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올해는 그동안 흘린 땀방울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약점이었던 몸쪽 공을 이겨낸 게 가장 고무적이다. 이는 본인에게도 어쩌면 타격 1위를 위협하는 호성적보다 더 값진 성과일지 모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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