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대항마로 떠오른 고이케 도쿄도지사 “아베 지지율 하락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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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불투명한 것에서 오는 불신이 있다.”

지난 달 도쿄(東京) 도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대항마로 떠오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2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정권의 지지율 하락 이유를 묻자 “대응이 약간 뒷북을 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고이케 지사는 이날로 취임 1년이 됐다.

고이케 지사는 같은 날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이들의 좌절감이 분명히 있다”며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측근으로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와카사 마사루(若狹勝) 중의원 의원에 대해서는 “국정에서 힘을 내 줬으면 좋겠다. 응원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자신이 만든 도민퍼스트회의 특별고문의 자격으로 인터뷰에 응한 고이케 지사는 “국정에는 노터치”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와카사 의원으로부터 국정에 대한 보고를 때때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연루된 가케(加計)학원 스캔들에 대해서는 “공문서 관리의 문제가 언급되는데 (변명을 위해) 어느 정도 국회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느냐”라며 비판했다. 또 선거에서 패해 소수파로 전락한 도의회 자민당 세력에 대해서는 “적폐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와카사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정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정치의 흐름을 멈출 수 없다. 12월 전에 신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구심점이 약해진 자민당과 렌호(蓮舫) 대표가 사임하면서 혼란에 빠진 민진당, 양 측에서 세력을 규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와카사 의원을 포함해) 도의원 선거에서 도민퍼스트회를 지지한 의원 4명이 수면 아래서 빈번한 의견교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민당 일각에선 도민퍼스트회가 신당을 만들기 전 중의원을 해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석이 줄어 아베 총리의 비원(悲願)인 개헌이 물 건너가더라도 정권 유지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 달 21일 “고이케 지사를 적으로 돌리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을 두고서는 개헌을 매개로 고이케 지사와 손을 잡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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