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정의論 꺼내든 이낙연 총리 “방송계 내부 불공정거래 시정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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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원전 등 저항 부딪힐수 있어… 소관 부처 아니어도 인식 공유를”

“수년 전에 국내에서 미국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다. 수많은 사람이 그 책을 샀지만 끝까지 읽은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저도 그중에 하나이지만 이렇게 어려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세계에서 대한민국뿐일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사진)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갑자기 ‘정의론’을 꺼냈다. 이 총리는 시장의 불공정거래 문제를 언급하면서 “그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저는 대한민국에 사는 수많은 시민들이 불의를 체험하거나 목격하고 있고, 그래서 정의에 목말라 있다는 것이 이 어려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배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어느 분야든 과도한 불공정거래가 횡행하는 것을 묵과·방치해서는 결코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리는 방송계 내부의 불공정거래 해소를 당부하며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잘 협의해 실효성 있는 시정 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 총리는 “안보·외교 상황이 대단히 급박한데, 국무위원들이 소관이 아닌 문제에 대해서도 일정한 정도의 정보와 인식의 공유가 있어야 한다”며 사드, 북한 미사일 도발, 원전 갈등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숙지’를 당부했다. 이어 그는 “노동, 세제 분야에서 오랫동안 묵었던 문제들을 풀기 위한 혁신적 정책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며 “이런 정책들은 하나하나가 저항이나 갈등에 부딪힐 수가 있고, 또 일정한 범위 안에서의 부작용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부처는 준비를 정교하게 해야 하고, 또 국회와 언론을 포함해 국민들과 원활하게 소통을 해서 이해를 높여야만 정책들이 성공해 갈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휴가 중이기도 하지만 이 총리가 내각 장악력을 높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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