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강타한 트레이드 마감일의 빅딜 2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일 05시 30분


트레이드 마감시한, 어김없이 메이저리그에서 빅딜이 터졌다. LA 다저스가 다르빗슈 유(왼쪽), 뉴욕 양키스가 소니 그레이(오른쪽)를 품에 안고 ‘윈 나우(Win Now)’ 노선을 분명히 했다. 사진제공|LA 다저스·뉴욕 양키스
트레이드 마감시한, 어김없이 메이저리그에서 빅딜이 터졌다. LA 다저스가 다르빗슈 유(왼쪽), 뉴욕 양키스가 소니 그레이(오른쪽)를 품에 안고 ‘윈 나우(Win Now)’ 노선을 분명히 했다. 사진제공|LA 다저스·뉴욕 양키스
올해도 마감일에 맞춰 ‘빅딜’이 성사됐다. 승자는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라는 현지 전문가들의 평가와 분석이 벌써 나왔다. 그만큼 두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열망이 뜨겁다는 사실이 또다시 입증됐다.

현지시간으로 7월 31일 폐장한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시장에서 텍사스 에이스 다르빗슈 유가 다저스, 오클랜드 에이스 소니 그레이가 양키스의 품에 안겼다. 이날 성사된 총 12건의 거래 중 가장 관심을 모은 트레이드들이었다.

다르빗슈 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다르빗슈 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우완 에이스+좌완 스페셜리스트 모두 잡은 다저스

올해 트레이드 마감일에 가장 기민하게 움직인 팀은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 다저스였다. 이날 하루만 3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모두 투수였다. 먼저 피츠버그에서 좌완 불펜투수 토니 왓슨(47경기·46.2이닝·5승3패10세이브·방어율 3.66)을 데려왔다. 이어 마감 직전 전광석화처럼 텍사스에서 우완 에이스 다르빗슈(22경기·137이닝·6승9패·방어율 4.01), 신시내티에서 좌완 불펜요원 토니 싱그라니(25경기·23.1이닝·방어율 5.40)를 잇달아 영입했다. 에이스급의 우완 선발과 좌완 셋업맨이 취약했던 그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했다. 1988년을 끝으로 멀어진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이 마침내 일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다저스의 지구 우승은 이미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어졌다. 문제는 정규시즌의 기세를 포스트시즌까지 이어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룰 수 있느냐다. 다르빗슈는 좌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1경기·141.1이닝·15승2패·방어율 2.04)와 함께 포스트시즌까지 원투펀치를 구축할 전망이고, 왓슨과 싱그라니는 철벽 마무리 켄리 잰센(44경기·46.1이닝·5승27세이브·방어율 1.36)의 부담을 덜어줄 좌완 셋업맨으로 기대된다.

3명의 투수를 확보하기 위해 다저스도 적잖은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실보다는 득이 훨씬 돋보인다는 평가다. 텍사스로는 2루수 윌리 칼훈, 내야수 브렌던 데이비스, 우완투수 AJ 알렉시를 보냈다. 신시내티로는 외야수 스콧 반슬라이크와 포수 헨드릭 클레멘티나, 피츠버그로는 우완투수 앙헬 헤르만과 내야수 오네일 크루스를 내줬다. 몇몇 아쉬운 유망주도 눈에 띄지만, 최상위 레벨들은 아니다.

이제 눈길은 자연스레 영입파 3인, 그 중에서도 다르빗슈의 입지와 그에 따른 선발진 재편으로 쏠린다. 특히 한국 팬들에게는 다르빗슈가 포함된 다저스의 새로운 선발 로테이션이 가장 큰 관심사다.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인 커쇼와 우완선발 브랜든 매카시를 제외한 가운데 2명의 우완 다르빗슈, 마에다 겐타와 3명의 좌완 류현진, 알렉스 우드, 리치 힐이 일단은 선발진을 구성한다. 커쇼와 매카시가 돌아오면 당연히 재조정된다. 3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부상 복귀 이후 가장 눈부신 피칭을 선보인 류현진이지만, 선발진 잔류를 위해선 좀더 분발해야 한다. 아울러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데, CBS스포츠를 비롯한 미국 매체들은 전반적으로 커쇼-다르빗슈-우드-힐의 4인 선발진을 예상하고 있다.

소니 그레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소니 그레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1년 만에 다시 ‘바이어’로 돌아선 양키스

양키스는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근 30년 만에 처음 셀러(seller·판매자)로 나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마운드의 기둥 아롤디스 차프만, 앤드루 밀러, 이반 노바와 베테랑 외야수 카를로스 벨트란을 각기 다른 4건의 트레이드를 통해 내주는 대신 총 12명의 유망주를 ‘적립’했다. 미래를 위한 일보후퇴였다. 그로부터 꼭 1년 만에 ‘지금이 그 미래’라고 판단했다. 다시 익숙한 바이어(buyer·구매자) 모드로 전환했다.

양키스는 그레이(16경기·97이닝·6승5패·방어율 3.43)를 얻기 위해 3명의 유망주 제임스 카프릴리안(우완투수), 호르헤 마테오(내야수), 더스틴 파울러(외야수)를 반대급부로 내놓았으나 그동안 착실히 수집한 다른 유망주들로 빈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으리란 평가다. 트레이드 마감일 이전에 일찌감치 3루수 토드 프래지어, 좌완 선발투수 하이메 가르시아, 우완 불펜투수 데이비드 로버트슨, 토미 케인리를 보강했던 만큼 그레이로 화룡점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록 양키스가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숙적 보스턴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다.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 탬파베이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구 우승을 놓칠 경우에는 와일드카드 확보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과감히 베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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