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리그, 내년부터 ‘U-22 K리그’로 바꾼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일 05시 45분


최근 국제무대에서 연달아 쓴맛을 본 한국축구가 유망주 육성을 위한 전면적인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K리그 2군 무대인 R리그를 22세 이하 리그로 바꿔 어린 선수들의 출전기회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2016년 9월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수원삼성과 성남FC의 R리그 경기.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최근 국제무대에서 연달아 쓴맛을 본 한국축구가 유망주 육성을 위한 전면적인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K리그 2군 무대인 R리그를 22세 이하 리그로 바꿔 어린 선수들의 출전기회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2016년 9월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수원삼성과 성남FC의 R리그 경기.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프로연맹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 추진

24세 이상 선수도 출전하는 R리그 단점 보완
연령범위 좁혀 22세 이하만 출전해 기회 확대
출전기회 적은 20∼22세 선수 실력향상 기대


한국축구는 최근 실망의 연속이었다.

2018년 1월 중국에서 열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예선(7월 19∼23일·베트남 호치민)에 출전한 우리 U-22 대표팀은 최약체로 꼽힌 동티모르와 0-0으로 비겼고, K리그 올스타팀은 하노이 미딩국립경기장에서 7월 29일 열린 베트남 SEA(동남아시안)게임 대표팀(U-22)과 친선경기에서 굴욕적인 0-1 패배를 맛봤다.

공교롭게도 K리그 올스타팀을 격파한 상대가 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서 한국에 1-2로 패한 팀이라 더욱 불편했다. 그렇다고 우리 U-22 대표팀이 베트남을 압도한 것도 아니었다. 당시 현장을 찾았던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기술위원장(부회장)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연령별 대표팀을 운영하면 어렵다는 생각이다. 모든 아시아 국가들이 성인레벨 직전 단계의 선수들을 집중 육성하는 분위기다. 우리도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걱정했다.

그동안 운영초점을 A대표팀에 맞춰온 협회는 예나 지금이나 연령별 대표팀을 주먹구구식으로 이끌어왔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주요대회 본선이 임박해서야 좀더 긴 소집기간, 몇 차례 평가전 시리즈가 마련될 뿐이다. 규정상 선수들의 소집훈련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는 뚜렷한 격차가 있고, 프로 선수는 출전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선수발굴과 육성, 전력강화까지 무난히 연계되는 시스템이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강원FC
사진제공|강원FC

이를 K리그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규정이 23세 이하 선수의 투입이다. 반드시 1명 이상 출전하되,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교체카드를 전체 3장 가운데 2장까지만 사용하도록 했다.

이 방안은 축구계 전체에 동력을 불어넣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이에 따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또 다른 시도에 나선다. 현재 시행중인 R(리저브·2군)리그의 전면적인 개편이다.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이 출전 규정이 적용되는 23세가 될 때까지 공백기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착안, 기존 R리그를 U-22 K리그(가칭)로 바꾸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클래식(1부리그) 6개, 챌린지(2부리그) 6개 구단들이 출전하는 R리그는 23세 이하 국내 선수들의 무제한 출전이 가능하지만 최대 5명까지 외국인 선수와 24세 이상 선수들의 출전도 허용해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뚜렷하다. 심지어 일부 팀은 부상 선수들의 회복 여부를 점검하는 데 R리그를 활용하고 있다. ‘젊은 선수의 경기력 유지 및 향상’이란 본질이 상당히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K리그 관계자는 8월 1일 “정말 빼어난 실력을 보유하지 않았다면 20세부터 22세까지는 기약 없이 (벤치 호출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R리그를 아예 U-22로 출전 범위를 좁히면 고른 성장을 끌어낼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이 제도는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전제 하에 이르면 내년부터라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와 별개로 협회는 무난한 선수 육성을 위해 프로에서 뛰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을 ‘임대 신분’으로 끌어 모아 별도의 팀을 구성해 K3리그나 K리그 챌린지에 참여하는 방안, A·B팀을 구분해 무대를 달리한 리그에 참여시키는 유럽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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