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환경장관 “원자력-풍력이 에너지 해결 대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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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부터 화석연료車 금지… 전기車 도입 전력수요 50% 늘어
원전 10기 더 지어야 공급 가능… 최대 290조원 비용부담이 난제

“원자력과 풍력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클린 소스다.”

마이클 고브 영국 환경장관은 26일(현지 시간) “질소산화물로 인한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2040년부터 디젤과 가솔린 차량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 대안으로 원자력을 제시했다. 원자력을 환경 파괴의 잠재적 폭탄으로 여기는 한국 정부와 달리 영국 정부는 오히려 화력발전을 대체할 클린 소스로 보고 있다.

이달 들어 영국과 프랑스는 잇달아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2040년부터 휘발유, 경유 차량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았다. 영국은 그 대안으로 전기차를 염두에 두면서 늘어나는 전기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 원자력과 풍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 국영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는 26일 “국가가 전기차 전면 도입을 결정할 경우 피크 전력 소요가 50%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현재 61GW(기가와트)인 피크 전력에 30GW가 추가된다는 설명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0GW의 전력을 더 조달하려면 원전 10기를 추가로 지어야 한다고 전했다.


원자력이 아니면 1만∼1만5000개의 풍력발전기를 더 건설해야 한다. 지금까지 지어진 풍력발전기(7613개)의 두 배 가까운 발전기를 새로 설치해야 한다는 말인데 부지 확보, 주민 반대, 불안정한 수급 등으로 그만큼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문제는 돈이다. 원전 10기를 지으려면 290조 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게다가 현재 전기차 판매 비율이 1%에 그치고 있는 영국이 전체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려면 산업 구조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가솔린 차량의 생산을 23년 안에 중단해야 하는 영국 자동차업계에서는 “80만 개의 기존 일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 충전소를 얼마나 더 지어야 할지도 논란이다. 현재 영국 전역에는 주유소 8500개의 절반 수준인 4572개의 전기 충전소가 있다. 한 번 가득 주유하면 평균 315마일(약 507km)을 가는 디젤 및 가솔린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평균 100마일(약 161km)밖에 못 간다. 충전소가 주유소보다 훨씬 많아져야 하는 이유다. 영국은 내년 말까지 2600만 대에 달하는 내연기관 차량을 어떻게 대체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밝힐 계획이다.

한편 한국에 전기차가 200만 대 보급되면 원자력발전소 1기의 전력생산량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에 보급된 자동차(약 2200만 대)가 모두 전기차로 바뀌면 원전 11기가 필요하다는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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