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의 500호 ‘문지 시인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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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65명의 대표작 특별판 출간… “새로운 각도로 세상 보여주고 싶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하는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500호를 돌파했다. 1978년 시인선 1호인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가 나온 지 햇수로 40년 만이다. 지금까지 시인 211명의 개인 시집 492권과 시조시인 4명의 시선집 1권, 옌볜 교포 시선집 1권, 평론가들이 엮은 기념 시집 6권이 나왔다. 문지 시인선은 시집이 100권씩 추가될 때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앤솔로지 시집을 출간해 왔다.

500호는 전체 시인선 가운데 출간한 지 10년이 넘은 작품을 대상으로 모두 130편을 추려 묶었다. 65명의 시인마다 2편씩 대표작을 고른 것. 제목인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사진)는 황지우의 ‘게 눈 속의 연꽃’에 나온 구절에서 따왔다. 500호에는 황동규의 ‘조그만 사랑 노래’, 마종기의 ‘바람의 말’, 최승자의 ‘즐거운 일기’ 등이 실렸다. 작품 선정은 오생근, 조연정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공동대표(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시인선은 실험적인 시를 폭넓게 포용하면서 서정시, 전통시도 함께 받아들였다. 시적 언어를 새롭게 발명하고 세상을 새로운 각도로 보여주는 작품을 싣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인선 가운데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은 29만 권(82쇄) 넘게 찍었고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63쇄),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52쇄),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46쇄)은 각각 15만 권 안팎을 찍었다.

우찬제 문학과지성사 공동대표(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시인선은 동시대의 감수성을 새롭게 열어가는 시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며 한국 문학을 진화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며 “시인선의 품격을 유지하고 사람다움의 깊이를 담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 500호#황동규#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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