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편의점 사업 ‘改名 승부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울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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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미→ emart24(이마트24)
이마트 브랜드 입혀 인지도 높이고 간편식 ‘피코크’ 등 판매 시너지효과
3년간 3000억원 투자 ‘제2의 창업’ 신설 점포 모두 프리미엄 매장으로

카페 분위기의 프리미엄 편의점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입점한 위드미 프리미엄 매장.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과 책이 비치된 테이블, 높은 천장과 조명 등 카페 콘셉트로 꾸며졌다. 이마트위드미 제공
카페 분위기의 프리미엄 편의점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입점한 위드미 프리미엄 매장.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과 책이 비치된 테이블, 높은 천장과 조명 등 카페 콘셉트로 꾸며졌다. 이마트위드미 제공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절박함으로 나섰다.”

신세계그룹이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 5대 편의점 프랜차이즈 중 꼴찌인 ‘위드미(with me)’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5월 말 위드미와 관련한 ‘깜짝 발표’를 직접 예고한 지 한 달 반 만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배포된 발표 자료에서 ‘도태’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혁신안의 핵심은 편의점에도 ‘이마트’의 색(色)을 입히겠다는 것이다. 위드미 브랜드부터 ‘emart24(이마트24)’로 바꾼다. 간담회를 진행한 김성영 이마트위드미 대표는 “그동안 이마트 브랜드로 바꿔달라는 위드미 가맹점주들의 요구가 많았다. 브랜드 교체를 계기로 각오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2014년 후발주자로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었다. 위드미FS를 인수해 ‘위드미’로 출범시킬 때 ‘상생’의 의미를 담은 로고를 만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고객이 태반이었다. 인지도가 오르지 않으면서 위드미의 영업손실은 2014년 139억 원, 2015년 262억 원, 지난해 350억 원대로 갈수록 불어났다.

김 대표는 “이마트의 이름에 누가 안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름에 붙은 숫자 ‘24’에 대해서는 “하루 24시간이란 뜻도 있지만 마침 올해가 이마트 창업 24주년이다. ‘24’에 친근한 이웃사촌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경영진은 emart24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편의점 사업을 대형마트에 이은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편의점 사업에 3000억 원을 쏟아 붓는다. 1, 2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급변하는 소비 성향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대규모 투자에는 정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깔려 있다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emart24는 ‘프리미엄’과 ‘공유’란 두 가지 기치를 내걸었다. 프리미엄 편의점은 문화와 생활공간이 결합된 형태다. 신세계스타필드 코엑스몰·충무로·예술의전당점 등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emart24는 앞으로 신규 점포를 모두 프리미엄 편의점으로 열 방침이다. 김 대표는 “테이블에 쭈그리고 앉아 라면이나 삼각김밥을 먹는 모습들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편의점을 조금만 바꾸면 편하게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보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매출의 절반이 담배와 주류에서 나오는 사업구조도 바꿀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의 자체 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와 초저가 브랜드인 ‘노브랜드’ 전용 진열공간을 emart24에 만들 생각이다.

신세계그룹은 가맹점주들과 상생하기 위한 장기 계획 과제도 공개했다. 가맹점주가 발주하는 상품 대금의 1% 정도를 인센티브로 되돌려주는 ‘페이백 제도’가 대표적이다.

6개월∼1년간 점포를 직영으로 운영한 뒤 실제 매출과 고객 수 등의 정보를 공개하고 가맹점주가 점포를 인수하도록 하는 ‘오픈 검증 제도’도 도입한다. 가맹점주에게 신세계그룹 사원 수준의 학자금 지원 제도를 제공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남은 과제도 있다. 피코크와 노브랜드는 일반 상품보다 마진이 떨어져 가맹점주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프리미엄 점포 확대는 본사의 투자비 부담과 직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승부수’가 통할지 업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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