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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 기자의 해봤어요]잔돈은 포인트적립… 동전휴대 불편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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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 기자의 해봤어요]잔돈은 포인트적립… 동전휴대 불편 싹

김성모 기자 입력 2017-07-04 03:00수정 2017-07-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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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동전없는 사회’사업 참여
김성모 기자가 지난달 29일 서울 롯데마트 은평점에서 물건을 계산하고 있다. 잔돈 중 지폐를 건네받고 동전 거스름돈은 포인트로 적립받았다. 한국은행은 이달 중 ‘동전 없는 사회’ 참여 업체를 추가 모집하는 등 시범 사업을 확대한다. 롯데마트 제공

김성모 기자
“동전은 포인트로 적립해드렸어요.”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롯데마트 은평점. 음료 몇 개를 골라 계산대에 섰다. 모니터에 가격 2만3250원이 떴다. 점원에게 5만 원짜리 지폐를 내밀었다. 모니터에 ‘750원 포인트 적립 또는 250원 포인트 결제가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동전은 엘포인트로 적립해달라고 했다. 남은 금액 2만6000원은 지폐로 받아 지갑에 넣었다.

이곳은 한국은행이 올해 4월 시작한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동전 여러 개를 지니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 동전 유통·관리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고객이 물건을 살 때 남은 거스름돈을 교통카드나 제휴카드사 포인트로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에는 롯데마트와 이마트, 씨유, 세븐일레븐, 위드미의 전국 점포 2만300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기자가 거스름돈을 포인트로 되돌려 받는 등 동전 없는 사회를 체험한 결과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지폐만 쓰게 된다면 현금을 다시 써도 되겠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물건을 살 때 주로 신용카드를 이용한다. 동전이 생기면 갖고 다니기 불편해서였다. 주머니에서 ‘짤랑’ 동전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는 것도 신경 쓰였다. 하지만 동전에 대한 이런 불편이 해소된다면 현금을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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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미숙함도 여럿 보였다. 포인트 적립 방법을 모르는 직원들도 있었다. 이날 기자가 씨유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티머니로 동전 잔액을 적립해달라고 하자 점원이 머리를 긁적였다. “어떻게 하는지 배웠는데 안 써봐서 까먹었다. 적립해달라는 사람은 고객님이 처음”이라고 했다. 뒤에 기다리는 손님이 눈치 보여 결국 동전을 받았다.


한은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이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만5000여 건에 불과했다. 매장당 하루 1.5건에 그친 것이다. 적립 수단이 참여 업체마다 다르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직장인 송유리 씨(31·여)는 “마트에서 티머니 카드로 적립되는 줄 알고 포인트 적립을 시도했다가 포기했다. 표준화된 적립 수단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홍보와 현장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 계좌로 잔돈을 직접 적립해주는 방법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는 건 막대한 동전 제작비를 줄여보기 위해서다. 한은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전 발행액은 1032억 원이었다. 이 중 환수액은 137억 원에 그쳤다. 동전 100개를 만들었지만 13개만 회수된 셈이다. 반면 지폐 환수율은 60% 정도다. 기자처럼 ‘동전 귀차니즘’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고려됐다.

동전 없는 사회가 상당 부분 정착된 나라들도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2030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웨덴은 소매점이 현금 결제를 법적으로 거부할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 요금도 신용카드나 모바일로만 결제할 수 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올해 1월부터 동전과 지폐 생산을 중단했다. 필요한 화폐는 위탁 생산하고 장기적으로 전자화폐인 ‘e크로네’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심지어 노숙인도 모바일로 기부를 받기 시작했다.

카드·전자결제가 크게 늘면서 동전뿐만 아니라 ‘현금 종말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재래시장을 비롯해 현금 거래를 주로 하는 영세업자 때문에 ‘현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찌됐든 금융 산업에도 디지털 공습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데에는 공감할 것이다. 한은은 이달 중 시범사업에 참여할 유통 사업자를 추가 모집하고 약국 등으로도 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동전#한국은행#포인트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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