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찌뿌둥한 장마철… “실내 조명 최대한 밝게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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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건강관리는 이렇게…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시민들이 비 오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거리에서 우산을 쓴 채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마철 건강 유지를 위해 외출 후 젖은 몸을 깨끗이 씻고 말리고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않을 것을 권했다. 동아일보DB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시민들이 비 오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거리에서 우산을 쓴 채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마철 건강 유지를 위해 외출 후 젖은 몸을 깨끗이 씻고 말리고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않을 것을 권했다. 동아일보DB
장마가 시작되자 임모 씨(42) 가족은 계획했던 나들이를 취소하고 집에서 주말을 보냈다. 눅눅한 침대에 누워 창밖으로 흐린 하늘을 보니 몸 여기저기가 찌뿌둥한 느낌이다. 장마철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관리를 위해 주의할 점을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문석균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희경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과 알아봤다.

○ 뇌, 집안 조명 최대한 밝게

연일 비가 오고 흐리면 무기력해져 우울한 기분이 들고 불면증에 빠지기 쉽다. 이는 일조량이 줄면서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일명 ‘행복 호르몬’)과 멜라토닌(수면 호르몬)이 덩달아 감소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30분 이상 햇볕을 쬐는 게 좋지만 여의치 않을 땐 집과 사무실의 조명을 최대한 환하게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 귀, 덜 마른 채 이어폰 금물

장마철엔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외이도가 젖은 채 방치돼 곰팡이나 세균에 감염되는 외이도염을 주의해야 한다. 샤워 후 귀를 제대로 말리지 않은 채 이어폰을 오래 끼고 있으면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한 해 외이도염으로 병·의원을 찾는 환자가 약 150만 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7∼9월에 집중돼 있다.

외이도염에 걸리면 귀가 간지럽고 고름이 나오다가 심하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특히 고무마개가 귀를 완전히 틀어막는 커널형(밀폐형) 이어폰을 오래 쓰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이어폰을 쓰기 전 면봉보다는 선풍기나 드라이어의 찬 바람으로 귀를 충분히 말려주고, 고무마개를 자주 갈거나 소독하는 게 좋다. 이미 증상이 시작됐다면 병원에 들러 내시경으로 귀를 청소하거나 통증 조절제를 맞는 게 좋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수면장애나 드물게 지적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 눈, 수건 돌려쓰다 눈병 옮아

급성출혈성 결막염 환자가 장마철에 급증한다. 살균·소독 작용을 하는 자외선의 양이 줄어들면서 눈병을 발생시키는 엔테로바이러스가 더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이다. 눈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잠복기를 거쳐 눈꺼풀이 부어오르고 눈물이 난다. 주변에 이미 눈병에 걸린 사람이 나타났다면 세 가지를 기억하는 게 좋다. 수건을 함께 쓰지 말 것, 손을 자주 씻을 것,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을 것. 특히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평소보다 더 자주 깨끗이 세척하는 게 좋다.

○ 심장, 에어컨은 26∼28도로

장마 시작 전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의 몸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약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몸을 보호한다. 이때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량이 줄어 저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장마가 시작돼 기온이 내려가면 혈압이 오히려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평소 고혈압이 있었다면 뇌출혈, 뇌경색 등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진다. 따라서 습기 제거를 위해 에어컨을 틀더라도 혈관이 갑자기 수축되지 않도록 기온을 26∼28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 허리, 뻐근해도 자주 움직여야

장마철에 허리가 쑤시는 이유는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아서다. 외부 대기의 압력이 낮으면 상대적으로 관절 속의 압력이 높아지고 활액막(막처럼 넓은 힘줄)에 자극이 가해진다. 습도가 높으면 땀 등으로 수분을 내보내기 어려워져 관절낭이 붓는다. 이 같은 작용이 합쳐져 기존 관절염 환자는 증상이 심해지고, 평상시 건강했던 사람도 뻐근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때 실내에서만 있으면 오히려 관절이 뻣뻣해져 통증이 심해진다. 아침, 저녁으로 미온수로 목욕하고 20분 정도라도 산책해야 통증을 덜 수 있다.

○ 무릎, 장화 오래 신으면 연골에 무리

젊은 여성 사이에서 장마철에 유행하는 레인부츠는 관절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다. 고무나 합성수지 등 무거운 재질로 만드는 데다 밑창이 딱딱하기 때문에 신고 걸으면 근육과 연골을 다치기 쉽다. 긴 장화를 신으면 특히 발목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어 무릎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꼭 신어야 한다면 착용시간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장마 이기는 건강법#장마철 건강관리#급성출혈성 결막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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