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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문재인 대통령 블레어하우스 3박… 백악관, 2박 관례 깨고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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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문재인 대통령 블레어하우스 3박… 백악관, 2박 관례 깨고 예우

이승헌 특파원 입력 2017-06-28 03:00수정 2017-06-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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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D-2]‘밀당’끝 2박→ 3박… 숙소의 정치학
환대의 상징 블레어하우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당시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의 모습. 건물 외부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위쪽 사진). 아래쪽 사진은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며진 블레어하우스 내 VIP룸 침실이다. 동아일보DB
3박 5일(기내 1박) 일정으로 한미 정상회담차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의 내부 관례를 깨고 3박 모두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Blair House)에서 머물기로 했다. 당초 3박 중 1박은 블레어하우스가 아닌 호텔에 머물든가 워싱턴 방문 일정을 2박으로 단축했을 수도 있었다고 한다. 사정은 이렇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 확정된 뒤 백악관 측은 한국 정부에 블레어하우스에서의 2박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국빈방문(state visit)이 아닌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인 만큼 내규에 따라 문 대통령에게 블레어하우스에서 2박만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이전 한국 대통령들도 워싱턴 방문 시 여기서 머물렀는데 국빈방문이 아니면 대부분 2박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3년 첫 방미 때 이곳에서 2박을 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백악관에 “고조되는 북핵 위기 대처 및 폭넓은 한미동맹 구축을 위해 워싱턴에서 3박을 구상하고 있다”며 블레어하우스에서의 3박 가능성을 타진했다. 하지만 백악관 측은 좀처럼 ‘국빈방문이 아니면 블레어하우스는 2박’이라는 조건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주미 한국대사관은 물론이고 외교부까지 나서 백악관과 조율 끝에 이달 중순경 블레어하우스에서의 3박이 최종 확정됐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백악관이 3박을 내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처음엔 워낙 입장이 강경해 (일정 단축 등)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악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블레어하우스는 미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장소로 흔히 중국식 의전의 상징인 베이징(北京)의 댜오위타이(釣魚臺)와 비교된다. 댜오위타이가 경내에 연못이 있는 등 조경이 잘되어 있는 반면 타운하우스인 블레어하우스는 미 현대사를 옮겨놓은 듯한 고색창연한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네 채의 독립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객실 수만 115개다. 1824년 미국 공중위생국 장관이었던 조지프 로벨의 사저였는데 1836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자문역인 프랜시스 프레스턴 블레어가 이 집을 사들인 뒤 지금의 이름이 붙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 시절인 1942년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 외국 국빈들의 방문이 잇따르자 영빈관의 필요성이 커진 미 정부가 이 건물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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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당초 입장을 바꿔 한국 정부 요구를 수용한 것은 한미동맹을 감안한 것이겠지만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양국 간 미묘한 난기류가 형성된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란 손님을 초대해 놓고 숙박 일수 문제로 백악관이 ‘치사하게’ 나올 경우 오히려 한미 간 이상 기류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 서로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국 정상이 블레어하우스에서 묵는 조건을 놓고 양국이 신경전을 벌인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3년 첫 방미 때에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박 전 대통령이 쓸 침대를 놓고 미국 측과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해 오던 매트리스 강도와 미국식 매트리스가 맞지 않았던 게 이유인데, 실제로 매트리스를 교체했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다음 달 1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인데,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 한국 대통령과 워싱턴 특파원과의 간담회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세 차례 워싱턴을 방문했지만 한국 특파원과 만나지 않았다. 서울에서의 ‘불통’이 바다 건너 순방지에도 이어진 것이었다. 한 소식통은 “간담회 재개는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소통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블레어하우스#백악관#문재인#외교#한미정상회담#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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