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켐트로스]바이오에서 첨단전자소재까지… 화학기술로 새 가치 창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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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기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내는 기업이 목표입니다. 기존 기술이 어떻게 다른 사업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첨단 화학소재 분야 전문업체인 켐트로스는 공격적이고 전략적인 신사업 확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일관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차츰 사업영역을 넓혀가면서 신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왔기 때문이다. 바이오기업이라는 영역을 벗어나 첨단전자소재로 진출하는 등 과감한 도전이 돋보인다.

그동안 많은 중소기업이 기준과 가치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우후죽순으로 사업을 벌이다가 실패를 경험한 것과 달리 켐트로스의 도전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켐트로스는 무엇보다 자사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 알고 강점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자신이 가진 강점과 새롭게 부상하는 신시장 사이에서 교집합을 찾아낸 것이다. 자기 기술을 갖춘 강소기업에는 시장의 변화가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는 점을 일깨워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다.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켐트로스는 2006년 창업 이후 초창기에는 주로 유기합성기술과 합성연구 개발 역량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창업 이후 주로 원료의약품, 의약품중간체 등을 개발하는 사업에 역량을 총투입했다. 이 회사 이동훈 대표는 한솔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하다가 연구원들과 함께 독립해 유기화학 분야 벤처기업으로 켐트로스를 창업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유기합성기술을 기술적 배경으로 원료의약품 중간체를 연구개발하는 실험실 벤처 형태였다. 생산시설 및 설비를 갖추지 않고 최초 제품 및 사업 초기 제품들은 주로 주문자제작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했다. 생산설비가 없다는 약점을 연구기술력을 통해 뛰어넘으면서 실적을 거두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연구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비교적 빠른 성장을 이루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초기 사업이 점차 확장되면서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된 기술의 제품화와 제품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공장과 시설이 필요해졌다.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이었다. 판단이 내려지자 켐트로스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본사를 둔 원료의약품 제조사인 삼풍제약을 2008년 7월 인수했고, 2010년 9월 합병을 마무리했다. 삼풍제약을 인수하면서 자체 생산 기반 및 설비를 갖추게 돼 장기 성장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그동안 축적된 유기합성기술과 경험을 제품 생산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당시 합병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원료의약품 및 의약 중간체에서 기타 다양한 화학중간체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갔다.

이후로 현재까지 켐트로스 이 대표는 기존의 합성기술을 다양한 사업영역에 적용하는 데 집중해오고 있다. 나날이 고도화되는 정보기술(IT) 및 전기·전자 산업 분야로 확대하는 과감한 결정도 내렸다. 기반 전자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행보였다. 최근 소재산업의 성장이 빨라진 상황에서 한발 빠른 움직임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켐트로스는 새롭게 요구되는 제품, 소재, 기술의 개발에 빠르게 대응해왔다.

이 회사가 업계에서 선도적인 기업으로 인정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끊임없이 영역을 다변화하며 기술의 가치를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켐트로스는 신사업과 가치 발굴 노력을 더하면서 2015년 3월에는 동부전자재료의 폴리머 사업부를 품에 안으면서 기존의 유기합성 기술과 고분자 배합기술을 결합해 산업용 특수 접착제 및 코팅소재 사업분야까지 영역을 크게 넓힐 수 있었다.

켐트로스가 보여주는 변화의 근간에는 이 대표의 일관된 철학이 깔려 있다. 이 대표는 “화학기술을 통한 가치 창조와 사회 기여를 늘 마음속에 품고 있어 사업영역을 넓혀 갈 때에도 기준점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변화와 사업확장에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켐트로스는 실적을 바탕으로 2013년 자랑스러운 경기중소기업인상(수출상), 제50회 무역의날 백만 불 수출의 탑, 2015년 중소기업 성장발전 유공표창, 2016년 화학산업의 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장을 받는 등 대외적으로 높은 평가까지 이끌어냈다.

켐트로스가 각종 규제에도 기업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면서 돌파구를 찾아왔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특히 화학물질 관리와 평가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기술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기업 성장을 이끌어간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기대주로 꼽히면서 시장에 어떤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이동훈 켐트로스 대표 인터뷰 / “지속성장-실력으로 글로벌 화학소재 선두기업 될 것”

“상식이 통하는 일하기 좋은 조직, 고객의 요구에 답하는 역량 있는 회사,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사업”

이동훈 켐트로스 대표가 2006년 이 회사를 창업하면서 앞세운 경영비전이다. 상식과 고객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강조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켐트로스가 고객가치, 사회가치 중심의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이 대표의 경영철학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최상의 기술과 품질은 고객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가치에 단단히 뿌리 내린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도 덧붙였다. 켐트로스의 사업 포트폴리오에는 신시장에 대한 고려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지 진중한 고민이 담겨 있다. 켐트로스는 현재 바이오산업이 실현하는 미래가치와 국내 경제와 산업을 이끌어가는 정보기술(IT) 소재 양쪽 모두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맡고 있다.

KAIST 화학과 출신으로 한솔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 소장 이력을 갖춘 이 대표는 기술의 변화를 읽어내는 안목이 탁월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내년부터 신성장사업 창출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기술융합을 기반으로 스페셜티 및 바이오 분야에서 신사업을 발굴하여 사업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의약사업 부문에서는 선진국형 신약중간체 개발 공급과 고부가 제네릭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소재 개발 부문에서는 정밀화학과 스페셜티 기술의 융합으로 방열소재를 위시한 전장 소재 및 인공피부, 생체접착제 같은 메디컬 소재의 사업화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성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화학소재 선두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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