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 50돌… 혁명정신 기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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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황토현전적지 일대서 열려… 축하공연-서예대회 등 34개 행사
특별전시는 11월 8일까지 진행

전북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은 폭정과 외세에 맞서 일어난 동학농민군이 1894년 최초이자 최대의 승리를 거둔 전적지다. 이곳에서 12일부터 14일까지 제50회 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가 열린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제공
전북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은 폭정과 외세에 맞서 일어난 동학농민군이 1894년 최초이자 최대의 승리를 거둔 전적지다. 이곳에서 12일부터 14일까지 제50회 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가 열린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제공
123년 전인 1894년 5월 11일(음력 4월 7일) 동학농민군은 전북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에서 첫 전투를 벌여 대승을 거둔다. 당시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 수천 명은 죽창을 들고 전라감영에서 보낸 관군에 맞서 싸웠다. 부패한 관리의 폭정과 외세의 침탈에 분노한 농민들로 구성된 동학군이 거둔 최초이자 최대의 승리다. 당시 농민군과 관군이 흘린 피가 주변 논밭을 흥건히 적셨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후 황토현은 동학농민혁명을 상징하는 공간이 됐다. 현재 황토현에는 동학농민혁명기념관과 기념탑 등이 설치돼 있다.

황토현전승일을 기리는 기념행사로 제50회 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가 12∼14일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전적지 일대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는 50회를 맞아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 자긍심을 높이고 동학농민혁명을 전국화·세계화하기 위해 34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장소는 황토현과 말목장터, 전봉준 장군 고택 등 정읍 곳곳에 산재한 동학혁명 유적지다.

㈔정읍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는 1980년 신군부에 강제 해산되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1968년부터 해마다 황토현전승일인 5월 11일을 전후해 기념제를 열어왔다. 첫 회인 1968년 갑오동학혁명기념문화제로 출발해 2008년부터 황토현동학축제로 이어졌고, 2012년부터 황토현동학농민혁명기념제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기념제는 12일 특별기념전 ‘지나온 50년, 나아갈 50년’과 기념제, 축하공연을 비롯해 제7회 동학농민혁명 대상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 대상 수상자는 갑오동학혁명기념사업회장을 지낸 고 이희우 씨와 동학농민혁명유족회 문흥식 부회장(80)이 뽑혔다.

이 씨는 1980년 5월 10∼11일 정읍에서 열린 제13회 갑오동학혁명기념문화제 대회장을 맡아 신군부의 위협에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초청해 15만 명이 운집하는 성공적인 대회로 이끌었다가 구속됐다. 문 부회장은 충남 태안지역 동학농민군을 이끌다 붙잡혀 총살당한 문장로의 후손이다. 1967년 동학농민군 북접일지 문장준 역사 발굴, 1973년 남접일지 조석현 역사 발굴, 1976년 토성산 동학농민군 참수 작두 발굴 등 혁명유적지 확충과 기념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13일에는 학생백일장, 사생·서예대회, 무명동학농민군 위령제, 정읍시민극 ‘녹두의 딸, 옥이’ 등이 이어진다. 12일과 13일에는 녹두광장에서 정읍시립국악단의 특별공연 ‘천명’(극본 도올 김용옥)이 공연된다. 14일에는 전국농악경연대회, 가족과 함께하는 역사퀴즈대회, 청소년토론대회 등이 펼쳐진다.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는 동학농민혁명 정신이 항일민족운동의 정신적 뿌리이자 한국 민주주의의 시원이라는 점을 알게 해주는 특별기획전 ‘동학농민혁명, 민족운동으로 꽃피우다’가 11월 8일까지 열린다. 창작 국악극 ‘여인,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도 13일 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11일에는 사전행사로 동학농민혁명 전국화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다.

김생기 정읍시장은 “정읍시민들이 자발적으로 50년 전 동학농민혁명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혁명 관련 행사를 열어온 것은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며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과 국가 기념공원조성사업 등 혁명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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