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핵심은 ‘경쟁부문’…황금종려상 놓고 감독들 신작 경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2일 06시 57분


■ 칸 영화제, 이것이 궁금해요

칸 국제영화제는 세계 최대 규모와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그런만큼 한국 관객에게도 이젠 그 이름이 낯익다. 그럼에도 여전히 몇 가지 오해할 만한 소소한 내용이 있다. 그 소소함의 궁금증에 답한다.

● 경쟁부문은 뭐고, 주목할 만한 시선은 또 뭔가

대부분의 영화제가 그렇듯, 칸 국제영화제에도 다양한 상영 프로그램이 있다. ‘섹션’ 혹은 우리말로 ‘부문’으로 표현되는 프로그램이다. 각 초청작의 색깔과 감독의 연령 혹은 활동 경력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영 섹션에 배치해 관객에게 선보인다.

칸 국제영화제의 ‘핵심’은 역시 경쟁부문(Competition)이다. 황금종려상 등을 두고 말 그대로 경연을 펼치는 작품들이 포진한다. 세계적 명성을 지녔거나 각국의 대표적인 감독들의 신작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도 있다. 대체로 신인감독 위주의 작품이 상영된다. 이 부문 역시 대상 등으로 경쟁의 성격이다.

비경쟁부문(Out of Competition)과 미드나잇 스크리닝, 스페셜 스크리닝도 공식 부문이다. 일종의 ‘쇼케이스’처럼 영화를 선보이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심야상영, 스페셜 스크리닝은 특별상영이다.

경쟁·주목할 만한 시선·비경쟁 모두 공식섹션이다. 칸 클래식과 시네파운데이션(Cinefoundation)도 마찬가지다. 칸 클래식은 세계적 거장의 회고전이라 할 만하다. 시네파운데이션은 학생들의 단편영화 경연장이다.

그렇다면 감독주간과 비평가주간은 무엇일까. 두 부문은 칸 국제영화제의 공식섹션이 아니다. 감독주간은 프랑스감독협회가 주최하며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소개한다. 비평가주간은 프랑스비평가협회가 주관하는 영화제의 병행섹션이다. 주로 신인감독의 작품을 선보인다.

● ·베니스·베를린 국제영화제는 여전히 3대 영화제?

일반적으로 칸 국제영화제와 함께 베니스 및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세계 3대 영화제’라 부른다. 하지만 이젠 ‘일반적’이지 않다. 칸 국제영화제의 위상이 베니스와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뛰어넘은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영화제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스타들이 얼마나 찾느냐에 따라 그 위상이 달라진다”면서 “칸은 그런 점에서 다른 영화제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영화의 역사와 함께 한 프랑스의 영화예술적 위상도 영향을 미쳤다.

전 평론가는 또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배출한 나라의 영화에 세계 언론과 평단의 관심이 쏠린다”면서 스티븐 소더버그(1989년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쿠엔틴 타란티노(1994년 ‘펄프픽션’) 등 할리우드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도 미국영화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기도 했다. 이는 다시 칸 국제영화제에 대한 세계적 스타들의 발길을 모으며 그 권위와 규모를 확인시켰다.

● 기립박수는 곧 작품성?

칸 국제영화제 공식섹션은 초청작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제를 찾은 세계 각국 영화관계자들에게 공식상영의 이름으로 영화를 소개한다. 그리고 출연진과 제작진의 명단을 담은 엔딩크레딧이 오르는 사이 참석자들은 일어선 채 박수를 보낸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데 수고한 출연진과 제작진을 향한 예우이자 존경, 격려의 의미다.

언젠가부터 이 기립박수 시간의 길고 짧음이 곧 해당 영화의 작품적 완성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기립박수 시간이 길면 길수록, 환호가 크면 클수록 관객 호응도가 그만큼 높다고 말할 수는 있다. 다만, 기립박수 자체가 초청작에 대한 일반적 반응이라고는 볼 수 없다.

칸에도 시장이 있다

칸 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칸 필름마켓’(March´e du Film)이다. 한 마디로, 영화를 사고 파는 ‘시장’이다.

이 역시 세계 최대 규모다. 한때 이탈리아의 밀라노 필름마켓, 미국의 아메리칸 필름마켓과 어깨를 겨누었지만 영화제의 독보적 위상과 함께 칸 필름마켓 역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 각국 1만2000여명의 세일즈 에이전트와 바이어, 각종 영화제 관계자, 제작관계자 등이 영화제 본 무대인 팔레 데 페스티벌 뒤 리비에라에 부스를 차려 현재 세계 영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흥행성 여부 등을 판단해 영화를 사고 판다. 또 투자 논의 등 다양한 영화 비즈니스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칸 필름마켓은 그러나 견본시의 성격이 짙다. 정식 판매 및 구매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지만 영화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시사회를 마련해 영화를 선보이고 이후 거래 조건 등을 따지는 등 관련 협의를 하는 공간이다. 영화제 이후 정식 계약서를 주고 받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영화시장의 성장과 외화의 흥행세에 따라 ‘더 좋은 영화’를 사려는 수입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져 수입가를 높여 논란을 빚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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