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新중도층… 문재인 지지 4.7%P 늘고 안철수 선 11.1%P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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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지형 바꾸는 스윙보터


종착점을 5일 남겨둔 이번 5·9대선 레이스의 뚜렷한 특징은 2위권 후보의 잦은 부침이다. 1월부터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던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순이었다. 2위권 후보 변화의 배경에는 좌우 극단의 정치에 부정적이면서 진영 논리를 거부하는 ‘신(新)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3일 동아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답한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47.5%), 안 후보(20.7%),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11.0%) 순이었다. 지난달 18, 19일 실시한 동아일보 조사와 비교해 보면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문 후보가 4.7%포인트 올랐고, 안 후보는 11.1%포인트 하락했다. 안 후보의 전체 지지율이 지난 조사에 비해 10.2%포인트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안 후보 하락세의 상당 부분이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이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는 두드러졌다.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1월 13일 조사에서는 문 후보(36%), 반 전 총장(16%), 안 지사(5%) 순이었다.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인 2월 10일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30%, 안 지사가 25%를 기록해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대거 안 지사에게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연정’을 내세운 안 지사에게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호응을 보냈고, 이 점이 2월 한 달 동안 펼쳐진 안 지사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의 동력이 된 것이다.

지난달 4일 민주당 경선을 통해 문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중도 표심은 또 한 번 출렁였다. 지난달 14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문 후보와 안 후보가 40%로 같았다. 경선에서 패한 안 지사가 무대에서 물러나자,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안 후보에게 대거 쏠린 것이다.

안 후보는 중도층 결집을 토대로 당시 조사에서 37%의 지지율로 문 후보(40%)의 뒤를 바짝 쫓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거대 양당을 비판하는 안 후보의 전략이 극단적 진영 논리를 거부하는 ‘신중도’층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한 결과”라며 “하지만 선거 막판 사표 방지 심리 등으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결집이 다소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문 후보 36%, 안 후보 22%, 홍 후보 12%,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10%, 정의당 심상정 후보 9%로 나타났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 구도’가 ‘1강 2중 구도’로 바뀐 데는 중도층의 분산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신중도’층이 9일 투표 당일 다시 안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지, 뿔뿔이 흩어질지, 투표를 포기할지 등이 이번 대선의 최종 승부와 득표율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적폐 청산’ 대신 ‘통합’을 강조하며 중도층 공략에 나선 문 후보 측은 “될 후보를 찍자”는 심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맞서 안 후보는 2일 TV토론에서 “저는 양당 기득권 세력들을 물리치고, 새로운 정치 시대를 만들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며 다시 한번 중도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동아일보와 채널A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5월 1, 2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5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전화번호 생성기법(RDD)을 통해 무선(78.6%)·유선(21.4%)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은 18.0%로 3월 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 참조
#대선#신중도층#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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