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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집 안’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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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열전]이 중에 있습니다… 대통령에 쓴소리할 ‘안방 참모’

《 5·9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전을 지나면서 후보뿐만 아니라 배우자,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에까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가족·친인척 비리에 불행한 결말을 맞았던 역대 대통령을 보더라도 후보들의 가족 이야기는 살펴볼 만한 검증 요소다. 동아일보는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 행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보들의 배우자, 자녀, 처가(妻家)를 들여다봤다.

가정 내 ‘생활정치’에서 후보 부부의 권력관계는 어떨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부인 김정숙 씨의 노랫소리가 들리면 눈치를 살피며 자녀들에게 “얘들아, 엄마 노래 부른다. 긴장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가 화났을 때 식구들의 대처법이었다.


베일에 싸인 처가 스토리도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전남 여수에서 30년 넘게 매실주를 빚던 양조장집 딸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볼품없이 마른 ‘촌놈 고시생’과의 결혼을 반대한 장인(丈人)과 한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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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자녀가 나온 초중고교도 확인 대상에 올랐다. ‘혹시 자기 자식은 귀족교육 시켜 놓고 외국어고와 자율형 사립고를 없애겠다는 것 아니냐’는 엄마 아빠 유권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다. 확인 결과 ‘유학파’(안 후보), ‘교육특구파’(문재인,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대안학교파’(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세 부류로 나뉘었다. 》



문재인의 ‘특보’ 김정숙 씨

특유의 살가움으로 바닥민심 다져… “부부싸움하면 내가 먼저 손 건네”


“내 남편, 내 아내는 내가 당선시킨다.”

5·9대선 유세에서 전국을 누비며 후보 못지않게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선 후보의 배우자들이다. 각 후보의 ‘1호 지지자’인 이들은 때로 후보가 듣기 싫은 소리도 거침없이 하는 ‘따끔한 참모’이기도 하다. 동아일보는 퍼스트레이디, 퍼스트젠틀맨 후보의 유세 모습과 후보 부부의 ‘생활정치’상 역학관계를 들여다봤다.


문재인의 ‘호남 특보’ 김정숙


“어르신∼ 인사드려도 될까요.”

27일 대한노인회 강릉시지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63)는 인사를 건네기 전에 허락부터 구했다. 어르신이 눈을 맞추면 특유의 살가움으로 손을 붙잡고 말을 건넸다. “문재인 아세요? 제가 안사람입니다.” 노인회 관계자가 방명록 작성을 권하자 “저는 후보 부인일 뿐이에요”라며 연신 고개를 숙여 사양했다.

경희대 동문인 문 후보 부부는 대학축제에서 만나 7년을 연애하고 결혼했다. 문 후보가 유신 반대 시위로 구속됐을 때, 석방된 후 강제 징집돼 특전사에서 복무할 때를 비롯해 문 후보의 여러 인생 고비마다 김 씨는 곁에서 남편을 힘껏 도왔다. 그래서 문 후보는 “어려울 때 늘 함께해주고 기다려주고 견뎌준 아내”를 ‘잊지 못할 은인’으로 꼽는다.

김 씨는 ‘가정 경제 주도권’에 대한 물음에 “생활 관련된 것은 제가, 수입과 재산 관리는 남편이 한다”고 말했다. 부부 싸움을 하면 주로 먼저 손을 건네는 쪽은 김 씨란다. 문 후보가 나설 때도 있다. 김 씨는 “남편은 화해하고 싶을 때 엉덩이를 슬쩍 들이밀며 툭 친다”며 “그 모습이 우습고 귀여워서 금세 화가 풀릴 때가 많다”고 전했다.


● ‘정치인 홍준표 내조’ 21년차 이순삼 씨

어디가든 인사할 땐 허리 더 숙여… “스트롱맨? 용돈 타쓰는 착한 남편”

홍준표 ‘내조의 여왕’ 이순삼

27일 서울 구로구 구로시장. 빨간 점퍼를 입은 여성이 분식을 파는 할머니에게 손을 내밀었다. 할머니가 “내 손이 찰 텐데…”라며 망설이자 그는 “제가 따뜻하게 덥혀 드리겠다”며 두 손을 감쌌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부인 이순삼 씨(62). 이 씨는 항상 인사받는 사람보다 허리를 조금이라도 더 숙인다. ‘몸을 더 낮춰야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는 게 21년 차 정치인 아내의 내조 철학이다.

1988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앞 국민은행에서 창구 업무를 보던 이 씨는 ‘촌놈 고시생’이던 홍 후보의 적극적인 구애에 마음을 열었다. 지하 단칸방에 신혼살림을 차렸지만 부부는 누구보다 행복했다고 회상한다. 홍 후보는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 덕에 고시도 합격하고 검사, 정치인으로서 흔들리지 않고 나갈 수 있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최근 홍 후보는 ‘스트롱맨’을 자처하며 “설거지는 여자가 하는 일”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실제 모습은 아내에게 용돈을 꼬박꼬박 타 쓰는 ‘착한 남편’이란다. 남편에게는 월급의 3분의 1을 용돈으로 준다는 이 씨는 부부 싸움을 하고 나면 홍 후보가 먼저 “내 미안하데이”라며 화해를 청해 온다고 전했다.


● 안철수의 ‘동반자’ 김미경 씨

배식봉사 다니며 서민밀착형 고집… “싸울때도 존댓말, 내가 꼼짝 못해”
안철수의 ‘닮은꼴 반쪽’ 김미경

27일 대전 동구의 다기능복지센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54)가 정장 재킷을 벗고 부지런히 손을 놀려 밥을 펐다. 어르신이 식판을 내밀 때마다 눈을 맞추며 “더 드릴까요?”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을 건넸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젊은이들을 만나라고 해도 김 교수는 ‘서민 밀착형’으로 하겠다고 고집 아닌 고집을 부린다”고 전했다.

안 후보와 ‘여수댁’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 1년 선후배 사이다. 두 사람은 결혼한 지 30년 가까운 지금까지도 서로 존댓말을 쓴다. 부부 싸움을 할 때도 “그러셨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따질 정도다. 맞벌이를 하다 보니 경제권은 어느 정도 독립돼 있다. 김 교수는 “제 월급통장에서 제 카드 대금이 나가고, 후보가 쓰는 건 후보 통장에서 나간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금까지 아내한테 한 번도 못해 본 말이 ‘밥 줘’였다”고 고백했다. 한 인사는 “안 후보 자택에서 도시락을 시켜먹은 뒤 나서는데 김 교수가 안 후보에게 ‘쓰레기는 가지고 나가라’고 하더라. 안 후보가 자연스레 들고 나와 버렸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오히려 제가 (남편한테) 꼼짝을 못 한다”며 웃었다.


● 유승민의 ‘안사람’ 오선혜 씨

“무뚝뚝해도 내게 다 져주는 남자”… 앞에 나서기보다 조용한 내조
유승민의 ‘그림자 참모’ 오선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부인 오선혜 씨(58)는 27일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복지관을 찾았다. 오 씨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선 어르신들과 손을 일일이 잡으며 인사를 건넸다. “유 후보 안사람입니다. 남편 잘 부탁드립니다.” 오 씨는 그간 다른 후보의 배우자들보다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일이 적었다. 그 대신 복지관 등을 찾아 조용히 봉사활동을 하거나 유 후보에게 주변의 여론을 전달하는 ‘조용한 내조’를 했다.

유 후보는 서울대 재학 시절에 고향인 대구 은사 댁을 찾았다가 당시 고교 3학년이던 아내를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5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유 후보는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다. 오 씨는 그런 남편에 대해 “사소한 문제는 내게 다 져주는 남자”라고 했다. 월급은 신혼 때부터 오 씨 통장으로 바로 들어온다고 귀띔했다.


● 심상정의 ‘동지’ 이승배 씨

유세 점퍼 한쪽에 ‘남편’ 표시… 아내 국회입성뒤 살림 도맡아
심상정의 ‘동지적 배우자’ 이승배

25일 경기 고양시 일산노인종합복지관.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남편 이승배 씨(61)가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굽혀 앉더니 선거명함을 건넸다. 노란색 유세 점퍼의 한쪽에는 ‘남편’이라고 적혀 있었다. 여성 노인들은 그런 그를 신기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최근 이 씨는 정의당 지지세가 강한 경기 북부 일대에서 집중적인 유세 지원을 펼쳤다. 언론 인터뷰,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한 ‘메시지 외조’도 활발하다.

심 후보와 이 씨는 노동운동을 함께 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중매로 부부의 연을 맺었다. 심 후보가 초선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한 2004년부터 이 씨는 집안 살림을 도맡았다. 이 씨는 “생활(소득)의 많은 부분을 심 후보가 충당하고, 일상경비의 집행이나 재산 관리는 제가 한다”고 말했다. 부부싸움을 하면 냉랭한 기운을 못 참는 심 후보가 먼저 화해를 청하는 편이다. 이 씨가 공연히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기도 하는데 심 후보도 못 이기는 척 넘어간단다.

홍수영 gaea@donga.com·박성진·신진우 기자·최예나·이철호 기자
#대선후보#배우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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