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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는 阿-중동 진출 허브… 한국기업 투자 많이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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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는 阿-중동 진출 허브… 한국기업 투자 많이 해달라”

조동주 특파원 입력 2017-04-24 03:00수정 2017-04-2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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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레크 카빌 이집트 통상산업장관
타레크 카빌 이집트 통상산업장관(오른쪽)이 20일(현지 시간) 카이로 통상산업부 장관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카빌 장관은 이집트가 가진 투자 매력을 설명하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무함마드 사예드 씨 제공
《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 더 많이 투자해 양국의 경제 협력을 증진시킬 때입니다. 한국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이집트에 제조공장을 짓는다면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겁니다.” 북아프리카 강국 이집트의 무역과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타레크 카빌 통상산업장관은 20일(현지 시간) 한국 언론과는 처음으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기업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중동과 아프리카에 효율적으로 진출하는 데 이집트가 최고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중심에 위치해 있는 이집트는 범아랍무역자유지대(GAFTA) 17개 회원국,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19개 회원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다. 미국 음료업체 펩시코의 중동 대표를 지낸 그는 2015년 9월 장관에 취임한 이후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한국과의 전략적 관계 강화에 주력해 왔다. 양국 수교 22주년을 맞아 성사된 이날 인터뷰는 수도 카이로의 통상산업부 7층 장관실에서 진행됐다.》
 


카빌 장관은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 생산공장을 두면 아프리카와 중동, 유럽 등 16억 인구 시장에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가 가진 투자 매력으로 △인구 9200만 명의 넓은 시장 △지정학적 위치 △중동-아프리카-유럽연합(EU)과의 FTA △기술력과 값싼 노동력을 꼽았다. 이집트 인구의 57%가 24세 미만의 청년이라 시장의 성장력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었다.

관광, 인력 해외 수출, 수에즈 운하 통관이 3대 산업인 이집트 정부는 최근 들어 해외 제조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3년 베니수에프에 TV 공장을 신설했고, 1990년 처음 진출한 LG전자는 2014년 카이로 동부 텐스오브라마단 20만 m² 부지에 TV·세탁기 공장을 새로 지었다. 카빌 장관은 “지난해 관광업이 부진했는데도 전체 산업이 발전한 덕에 경제가 4.3% 성장했다”고 말했다.


“해외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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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빌 장관은 이집트가 완성차 제조공장 유치를 위해 해외 기업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 기업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집트에 가전제품 제조공장을 지어 중동과 아프리카 수출의 허브로 삼고 있는 만큼 현대차도 이집트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수요가 많지 않아 아직까지는 공장 설립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카빌 장관은 각종 규제 철폐를 통해 이집트를 비즈니스 친화적인 국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집트는 새로 진출한 해외 기업에 대해선 자본금에 부과되는 세금의 30%를 7년 동안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공장 위치에 따라 용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그는 “삼성전자에도 공장 용지를 무상 제공했다”며 “정부가 지정한 장소에 공장을 짓는 특정 업종의 해외 기업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집트가 향후 5년 동안 엔지니어링 건축 화학 섬유 등 4대 산업을 집중 육성할 예정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을 당부했다. 정보기술(IT) 서비스와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개발 등 IT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스마트시티 4곳을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으로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중동, 아프리카,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의 지난달 이집트, 인도 방문도 이러한 맥락이다.

한국은 이집트와의 FTA 체결을 장기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FTA 협상을 총괄하는 카빌 장관은 “현재로서는 한국과의 FTA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한국과 이집트의 총교역액 18억3000만 달러 중 한국의 대이집트 수출이 17억7000만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 FTA까지 체결하면 무역 역조가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FTA는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에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이집트가 한국과의 FTA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며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 이후 중단된 서울∼카이로 직항노선 재개나 여행경보 단계 하향 조정 같은 파격적인 당근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빌 장관은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 진출해 제조공장을 짓고 부품 조달을 현지화한다면 FTA 체결과는 무관하게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의 교역액에 비해 한국 기업의 이집트 투자액은 4억 달러 정도로 많은 편이 아니다”라며 “한국 기업의 더 많은 투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론 한국과 FTA 고려안해”

이집트는 20년 전 한국처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겪고 있다. IMF로부터 3년간 120억 달러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변동환율제 채택, 전기 유류 등 각종 보조금 대폭 삭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정환율제가 폐지되면서 당초 달러당 8.8이집트파운드였던 환율이 18파운드로 치솟았다. 화폐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상황이다.

카빌 장관은 “IMF가 우리의 자체적인 경제발전 계획을 승인하고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며 “한국이 외환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더 잘사는 나라가 된 것처럼 이집트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산업 발전 양상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현지의 한국 기업들은 이집트의 향후 1, 2년이 경제위기 극복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MF위기, 한국처럼 극복할 것”

이집트가 IMF 구제금융 전까지 극심한 외화난에 시달리면서 이집트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은 지난해까지 이집트파운드를 달러로 환전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해 5월 이집트를 방문해 시시 대통령을 만나 직접 환전난을 해소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변동환율제 이후 환전난이 해소되긴 했지만 이집트 화폐 가치가 절반 이하로 폭락하면서 한국 기업은 보유하고 있던 이집트 자산의 가치가 뚝 떨어져 큰 피해를 입었다.

이집트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은 이집트 정부가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혜택을 내놓으면서도 기존 진출 기업에 대한 보상은 부족하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기업들은 현지 제조 상품 수출액의 일정 비율(7∼10%)을 인센티브로 되돌려주는 수출장려금 제도를 현재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이집트 정부에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

카빌 장관은 “이집트 정부가 피해를 입은 한국 기업을 직접 도울 수는 없지만, 고환율이 유지되면서 한국 기업이 이집트에서 다른 국가로 수출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달러 가격이 2배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이집트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면서 거두는 이익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취지다.

이집트는 IMF 체제 이후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완제품에 대한 통관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이전에는 국제표준화기구(ISO) 조건을 충족한 제품에는 통관검사를 면제해 줬는데 최근엔 ISO와 무관하게 무작위로 검사를 진행하면서 당초 4주 정도 걸렸던 완제품 통관이 8∼12주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만큼 창고 비용이 높아지면 판매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들은 이집트 정부에서 관세 환급과 수출장려금 지급 등 혜택을 받기 위한 절차가 과도하게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고 지적한다. 해외에서 수입한 자재를 현지 공장에서 조립해서 다시 해외에 수출하면 정부에서 관세를 환급받는데 관련 서류가 워낙 복잡하고 절차가 길어 실제 환급까지 1년이 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수출장려금을 받는 기간 역시 평균 10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한국 기업들은 이집트 정부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서류 절차를 혁신적으로 간소화해 주길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카빌 장관은 “이집트에 진출한 기업들을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사정을 알아봐서 통관 과정 등이 빨라질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이후 이집트에 진출한 삼성전자와는 6, 7번, LG전자와는 10번도 넘게 만났다”며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이집트에서 사업하면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직접 만나 듣고 최대한 해결해 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 北과 친했지만 이젠 아니다”

카빌 장관은 한국과 이집트 양국 관계를 “정치적으로 매우 좋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올해가 양국 수교 22주년이라는 기자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랄 정도였다. 양국 관계가 매우 가까웠기에 수교 기간이 그리 짧은 줄 몰랐다는 것이다.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 북한과 혈맹(血盟)이라 불릴 만큼 가까웠던 이집트는 김일성 사후인 1995년 4월 13일에야 한국과 외교 관계를 맺었다. 2014년 취임한 시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이집트 정상으로는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모두 세 차례 만났다.

북한과는 이젠 서먹서먹한 사이가 됐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인 이집트는 최근 들어 유엔 무대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공개 규탄하는 동시에 한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집트와 북한의 교역액은 5000만 달러 미만으로 한국(18억3000만 달러)의 2.7% 수준에 불과하다. 이집트 주재 북한인도 대사관 직원 10∼15명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카빌 장관은 “이집트가 과거에는 북한과 산업적으로 관계를 맺었지만 이젠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타레크 카빌 이집트 통상산업장관#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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