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석 “파격제안 바로 수용… 안철수는 상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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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만세 포스터 만든 ‘광고 천재’ 이제석
기존사진 활용 ‘커튼 여는 모습’ 화제… 추미애 “당명 지워 보수표 구걸” 비판


19대 대선 공식 벽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포스터였다.

안 후보는 17일 “벽보를 통해 제 국정 운영의 모습을 보여 드리려 했다”며 “창의적인 생각이 나와도 리더가 그걸 받아 주지 않는 닫힌 마음이 있으면 새로운 시도는 무산되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의 튀는 벽보는 후보의 얼굴을 부각하는 기존 선거 벽보의 관행을 깬 데다 당명이 없다. 사진은 별도 촬영하지 않고 당내 후보 경선 때 수락 연설을 하기 전에 만세를 하는 사진을 썼다. 전날 벽보가 공개되자 일부 당원은 “당명이 빠졌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 사이로 안 후보가 커튼을 열고 미래를 여는 듯한 메시지를 주면서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지는 등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또 벽보 제작에 ‘광고 천재’로 불리는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참여한 것도 관심을 끌었다. 지방대 출신인 이 대표는 국내의 작은 간판 가게에서 일하다 미국 유학길을 떠난 뒤 원쇼 페스티벌 최우수상 등 국제광고제에서 29개의 메달을 휩쓸면서 ‘광고 천재’로 불리고 있다. 전봇대의 특성을 살려 군인이 겨눈 총구가 결국 자신의 뒤통수를 겨누는 반전(反戰) 캠페인 벽보가 그의 대표 작품이다.


이 대표는 “안 후보가 얌전해 보이지만 실제론 ‘돌깡패’ ‘상남자’다. 그런 후보의 모습을 드러내는 사진을 쓰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를 시험하는 차원에서 파격 제안을 했는데 바로 받아들였다”며 “다른 대선 후보들의 벽보는 판박이처럼 똑같은데 그러면 정치를 해도 똑같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안 후보 벽보에 대해 “당명을 지운 것은 보수 세력의 표를 구걸하겠다는 것”이라며 “스스로 보수 세력의 정권 연장 도구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당명 빠졌다고 노이즈마케팅 하니 더 홍보가 된다. 민주당 벽보에는 왜 ‘부산 정권’이란 표시가 없죠”라고 반문하며 호남 표심을 자극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이제석#안철수#벽보#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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