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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선 공약집도 없이 치르는 ‘깜깜이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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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선 공약집도 없이 치르는 ‘깜깜이 선거’

동아일보입력 2017-04-17 00:00수정 2017-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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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0일까지 원내 5당 대선 후보들에게 10대 공약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마감 시한을 맞춘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1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13일에 뒤늦게 제출했다. 후보 홈페이지에 그나마 ‘대선공약집’이라고 올린 사람은 홍 후보밖에 없고 나머지 후보들은 10개 공약을 달랑 20페이지에 추려 놨을 뿐이다. 대선공약집도 없이 유권자들은 후보의 집권 청사진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 채 19대 대통령을 골라야 할 판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7개월이나 빨라진 조기 대선 일정 탓에 아무리 시간이 빠듯하다 해도 이처럼 부실한 공약은 곤란하다. 여론조사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일찌감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도 지금 와서 시간이 부족하다느니 하는 소리는 설득력이 없다. 23일 대선을 치르는 프랑스에선 2월 초에 공약집을 내놨다.

선관위에 제출한 문 후보의 10대 공약을 뜯어보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대표 공약인 공공 부문 81만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 예산이 연 5조1000억 원이 필요하다면서도 재원 조달은 ‘재정지출 개혁과 세입 확대로 마련한다’고 달랑 한 줄 적어 놨을 뿐이다. 안 후보는 대표 공약인 ‘자강(自强) 안보’에 소요되는 예산이 5년 동안 10조 원 들어간다면서도 재원은 ‘방산 비리 근절과 세출예산 조정’이라고 제시했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조차 불투명하다. 홍 후보는 230페이지짜리 공약집을 내놔 다른 후보와 차별화했다는 점에선 평가할 만하지만 경제공약의 경우 현 정부가 추진한 정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도 적지 않다.

정책공약집 없이 치르는 선거에선 누가 대통령이 돼도 상당 기간 국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각 후보 진영은 공약이 전부 몇 개이고 예산은 얼마나 들어가며,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지 파악할 수 있도록 공약가계부가 포함된 공약집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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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집#깜깜이 선거#2017 대선#자강안보#정책공약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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