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타구 맞을까 불안… 응원 문화는 만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프로 4대종목 관람객 2만명 조사
특정 팀 응원기간 야구 7.9년 1위… 축구 남성팬 71%… 배구 여성 55%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파울 타구로 다치는 관중은 연간 175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리그에서 몸에 맞는 볼로 진루한 타자(1651명)보다 많다. 파울 볼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미국 뉴욕 시의회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근 연고 구단인 양키스와 메츠의 안방 구장 안전망 높이를 21m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도 타구 사고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최근 3년간 전국 10개 구장 파울볼 피해 발생은 785건에 이르렀다.

팬들도 이런 위험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6일 발표한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경기 관람객 성향 조사에 따르면 경기장 위험요소 가운데 관중석으로 날아든 공이 전체 응답자의 30.6%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3개월 동안 야구, 축구, 남녀농구, 남녀배구에 걸쳐 62개 프로구단 관람객 2만6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타구에 이어 일부 극성팬의 난동 등 폭력(18.4%)과 낙상(12.4%)이 위험 요소 2, 3위를 차지했다. 팬들은 경기장 판매 음식 등에 따른 식중독(9.6%)도 염려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파울 타구는 최고 시속 200km 가까이 된다. 관중석에서는 늘 공을 주시하고, 무리하게 잡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 파울볼이 관람석으로 날아들면 호루라기 또는 전자 안내음으로 주의 조치를 하는 등 다양한 안전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축구는 남성 팬이 70.8%를 차지해 다른 종목에 비해 남성 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야구는 남성 팬 비율이 57.1%였으며 남자 농구는 62.7%였다. 프로배구는 오히려 여성팬이 54.6%로 4대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여고남저’ 현상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팬들은 치어리더나 음향기기 등을 동원한 팀 응원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팀 응원 문화는 100점 만점에 평균 60.8점으로 최고점을 받은 반면 식음료 구입(54.5점), 주차 시설(54.7점) 등은 낮은 점수를 받아 경기장 식음료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경기 입장권 구매 경로는 현장(당일) 구매(28.9%), 인터넷 예매(23.1%), 모바일 예매(18.3%)의 순으로 조사됐다. 축구는 시즌권 구매가 31.1%로 다른 종목들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프로 스포츠 관람객의 평균 팀 응원 기간은 5.6년으로 조사됐는데 야구가 평균 7.9년으로 가장 길어 충성도 높은 종목으로 파악됐다. 특정 팀을 응원하는 이유로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팀(25.6%)과 내가 태어난 지역의 팀(17.1%)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됐다. 지연(地緣)은 역시 팬심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였다.

박재영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사무총장은 “국내 최초로 시도된 4대 스포츠 설문조사 보고서가 프로리그와 구단 전략 수립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고객서비스 향상과 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응원 문화#파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