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이스’ 김재욱 “‘커프’ 이후 10년…다시 신고합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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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재욱. 사진제공|더좋은 이엔티
연기자 김재욱. 사진제공|더좋은 이엔티
연기자 김재욱(34)이 부활했다.

정확히 10년 전인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시크한 꽃미남’ 점원을 연기해 주목을 받았던 그가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OCN ‘보이스’에서는 냉혹한 살인마를 완벽히 소화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대 중반 ‘커프’로 신고식하고, 30대 중반 ‘보이스’로 저를 다시 한 번 소개한다.”

김재욱에게 ‘보이스’는 특별한 작품이다. 주인공인 장혁과 이하나에 비해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분위기로 드라마를 압도했다. 극중 재벌 2세로 엘리트의 성장 코스를 밟지만 비뚤어진 자의식으로 인해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모태구가 그의 몫이었다.
김재욱은 짙은 쌍꺼풀 눈매에도 특유의 서늘함이 느껴져 악역이 잘 어울리는 연기자이다. 지난해 말 한 잡지 인터뷰에서 “악역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번이 중요한데, 그 한 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보이스’는 그에게 운명과도 같은 무대였다.

“1~4부 대본을 읽으면서 손에 땀이 났다. 공포·추리소설처럼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빨리 보고 싶더라. 이러한 느낌의 대본을 만난 적이 굉장히 오랜만이라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연기자 김재욱. 사진제공|더좋은 이엔티
연기자 김재욱. 사진제공|더좋은 이엔티

그는 악역임에도 사랑받았다. “알아보시지만 다가오지 못하는 분이 계신다”며 쑥스럽게 웃으면서도 “막연한 숫자”인 시청률이 2%(닐슨코리아)에서 시작해 5%까지 상승하는 과정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그러기까지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10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잊혀져가는 배우였기에 늘 연기를 해야 하는 저의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에선 2011년 군 입대해 복무하면서 10년 동안 활동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맞이할 30대를 열심히 고민했던 흔적이 묻어났다.

김재욱은 “‘연기를 왜 시작했지’ ‘무엇을 위해 연기하나’ ‘왜 좋아하게 됐지’ 등 ‘연기자 김재욱’에 대해 원초적인 질문을 던졌다”며 “제대하면 30대이지 않나. 군 복무는 앞으로 나아갈 저의 길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그리고 얻은 답. 스스로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자신을 향한 주변의 고정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그는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다보니 언제부턴가 못하는 사람으로 바라보더라”라며 “배우로서 길이 막힐 수 있다는 불안감과 공포심에 다양한 도전에 망설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른 중반의 나이도 그래서 좋다.

“저만의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살아온 시간은 연기자에게 최고의 재료다.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 만큼 살아왔기에 시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이전보다 더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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