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특집-대구 관전포인트] 동지에서 적으로 만난 최형우vs이승엽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31일 05시 30분


전통적인 영호남 라이벌, 삼성과 KIA의 격돌이다. 최근에는 전국이 1일 생활권이 되면서 지역 맞대결에 대한 의미가 조금 희석됐지만, 두 팀은 다르다. 프로야구가 태동한 1980년대부터 라이벌 의식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최형우가 삼성에서 KIA로 이적하면서 개막 맞대결에 흥미를 더했다.

두 팀의 2017시즌 예상은 상이하다. 삼성은 부활을 꿈꾸는 ‘몰락한 왕조’로, KIA는 대권에 도전하는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맞대결은 또 다른 얘기다. 지난해 양 팀 상대전적은 8승8패. 역대 개막전에서 KIA는 13승19패1무로 LG에 이어 두 번째로 승률이 좋지 않았다. 반면 삼성은 19승15패로 개막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삼성 김한수 감독-KIA 김기태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삼성 김한수 감독-KIA 김기태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KIA-삼성 개막전 관전포인트

대구는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최형우와 은퇴 시즌을 시작하는 삼성 이승엽의 맞대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한때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중심타선을 이뤄 통합우승을 일궈낸 동지였다. 그러나 최형우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고향팀 KIA로 이적하면서 적으로 만나게 됐다.

최형우는 FA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높은 금액만큼 그를 향한 KIA의 기대는 크다. 너무 큰 기대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선수 스스로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의 힘을 믿어서다. KIA에 최형우가 있다면 삼성에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있다. 그는 시간이 흘러도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무대로 복귀한 뒤 5시즌 동안 118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홈런, 한·일 통산 600홈런 등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세웠다. 게다가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선수로서의 마지막 해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처럼 둘에게는 반드시 잘해야 할 각자의 이유가 있다. 얄궂게도 개막전부터 성사된 맞대결에서 이들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KIA 최형우-삼성 이승엽(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KIA 최형우-삼성 이승엽(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선발 매치업 헥터 VS 페트릭

KIA 헥터 노에시는 지난해 최고의 외국인투수였다.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5패, 방어율 3.40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삼성을 상대로도 강했다. 5경기에 등판해 3승1패를 기록했다. KBO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던 시즌 초반 삼성을 상대로 대량실점을 하면서 방어율(5.27)이 치솟았지만 이후에는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KIA 김기태 감독은 개막전 선발로 주저 없이 헥터를 꼽았다.

삼성 개막전 선발은 2선발 재크 페트릭이다. 당초 앤서니 레나도가 나설 예정이었지만 시범경기 도중 허벅지를 다쳤다. 복귀 시점은 미지수다. 앤서니가 돌아올 때까지 페트릭이 버텨줘야 한다. 페트릭은 시범경기에서 좋지 못했다. 16일 대구 LG전에서 4이닝 3실점, 23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4이닝 4실점했다. 2경기 방어율이 5.63으로 높았다. 이제 더 이상 연습할 시간이 없다. 페트릭이 위력적인 공을 던져줘야 삼성 숨통이 트인다.

KIA 헥터-삼성 페트릭(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헥터-삼성 페트릭(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