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때 사라진 ‘전라감영’ 옛 모습 되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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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초 착공해 내년 10월 준공… 고지도-문헌 내용 충실히 반영해
선화당-관풍각-연신당 등 복원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하던 전라감영이 옛 전북도청 자리에 5월 착공돼 내년 10월 완공된다. 관찰사 집무실인 선화당과 가족 거주 공간인 내아 등 5개 건물이 새로 들어서고 유구 등 옛 건물 흔적은 유리를 통해 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전주시 제공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하던 전라감영이 옛 전북도청 자리에 5월 착공돼 내년 10월 완공된다. 관찰사 집무실인 선화당과 가족 거주 공간인 내아 등 5개 건물이 새로 들어서고 유구 등 옛 건물 흔적은 유리를 통해 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전주시 제공
전라감영 복원 공사가 5월 초 착공된다.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전라도(광주 전남북)와 제주도를 관할하던 전라관찰사(전라감사)가 근무하던 관청이다.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옛 전북도청 자리에 있었다.

전주시는 전라감영 복원 공사를 5월 초 착공해 2018년 10월 준공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2018년까지 79억6000만 원을 들여 선화당과 내아 관풍각 연신당 등을 복원한다. 선화당은 관찰사 집무실이고 내아는 관찰사 가족 거주 공간, 관풍각은 연회장이다.

전주시는 4월 초 실시 설계를 납품 받아 계약 심사와 공사 발주 등 행정 절차를 거쳐 5월 초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라감영 복원 재창조위원들은 24일 회의를 열고 복원할 건물의 위치의 적합성과 각종 고지도, 문헌에 기록된 내용이 충실히 반영됐는지 등을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특히 그간 지표 발굴조사를 통해 드러난 통일신라∼일제강점기까지 다양한 역사 흔적의 구성과 배치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전주시는 그동안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유구(遺構)의 흔적과 각종 고지도 및 문헌을 통해 최대한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원형을 찾는 데 주력했다. 이 결과 전라감영 복원의 시점을 19세기로 정했으며 전라감영 공간의 변화에 따른 건물별 위치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건물의 형태, 현존하는 타 감영 건물과의 비교 등을 통해 복원될 전라감영 건물의 뼈대를 완성했다. 내부는 통일신라 시대부터 1951년 준공된 옛 전북도청사의 주춧돌과 유구 등 흔적을 엿볼 수 있도록 꾸며진다.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내내 유지되다 1894년 도제(道制) 개편으로 기능이 축소됐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옛 건물이 하나둘 사라지거나 신식 건물로 바뀌다 1951년 화약창고가 폭발해 선화당과 1921년에 지은 건물이 불에 탔다. 1952년 전북도청 건물을 신축해 50여 년 동안 도청사로 쓰이다 2006년 도청사를 서부신시가지로 이전하면서 감영 복원이 추진됐고 지난해 3월 모든 건물이 철거됐다.

전라감영은 풍남문(보물 제308호)을 비롯해 풍패지관(객사·보물 제583호), 경기전 정전(보물 제1578호) 등과 함께 조선시대 전주부성 안에 있던 대표적 시설물이다. 감영 터는 전북도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돼 있다. 전라감영 복원이 끝나면 서편부지(옛 전북경찰청)에는 문화시설이 조성된다.

전주시 최우중 학예사는 “전라감영 복원은 단순히 건물을 외형적으로 복원하는 데 그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고건축 및 역사 전문가들이 당시의 상황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안전상의 문제가 없다면 현장 공개나 답사 등을 통해 복원 과정을 시민들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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