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남도 기행]시대를 초월한 ‘영웅’ 안중근… 5월, 여수에서 부활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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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끝자락인 5월, 여수에 가면 시대를 초월한 영웅 안중근 의사를 만날 수 있다.

여수시 시전동 문화예술공원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는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뮤지컬 ‘영웅’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영웅의 주인공은 안중근 의사다. 예울마루 개관 5주년 기념으로 펼쳐지는 공연은 화려하고 다양해진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예울마루 영웅 공연은 네 차례 펼쳐진다. ‘영원한 안중근’으로 불리는 국내 최고 뮤지컬 배우 정성화가 두 차례 공연을 한다. TV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원조 한류스타 안재욱이 안중근 역을 맡아 무대에 한 번 오른다. 제작진은 수년간의 삼고초려 끝에 안재욱 캐스팅에 성공했다. 가수이자 배우인 이지훈도 안중근 역을 맡는다.

이번 공연은 진정한 조국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중근 역의 정성화는 “극 중의 ‘조국이 대체 무엇입니까’라는 말이 이처럼 뼛속 깊이 다가온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2009년 초연된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담아 국내외에서 찬사를 받았다.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9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본 총리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을 중심으로 그의 생애 마지막 1년을 그렸다.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 바치는 영웅의 모습과 생존 본능으로 두려움에 떠는 인간 안중근의 면모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초연 당시 더뮤지컬어워즈와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각각 6관왕을 차지하며 대한민국 최고 뮤지컬로 입지를 굳혔다. 2011년 뮤지컬의 본고장인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 무대에 올라 큰 성공을 거뒀다. 2015년에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 현장인 중국 하얼빈에서 공연이 이뤄져 중국인들의 가슴속에 진한 감동을 심어줬다.

예울마루에서 공연 티켓은 판매 5일 만에 총 4000여 석의 절반 이상이 판매되는 등 지역민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티켓가격은 R석 12만 원, S석 10만 원, A석 8만 원. 티켓 구입 문의는 예울마루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대표전화로 하면 된다.

GS칼텍스는 2012년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 여수시 망마산 70만 m²에 1150억 원을 들여 예울마루를 조성했다. 예울마루는 ‘문화예술 너울이 넘치고 전통가옥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울마루 외형은 망마산 중턱에서부터 투명한 유리가 물결을 이루며 해변도로 인근까지 내려온다. 주변 편의시설로 전망대, 야외무대, 잔디마당, 해안산책로가 있다.

예울마루 내부에는 좌석 1021석이 있는 대극장 외에 302석을 갖춘 소공연장, 기획전시장이 있다. 대극장과 소공연장은 최고 수준의 음향·조명시설을 갖춰 예술인들의 전국 투어 필수 코스가 됐다.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이나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서울처럼 예울마루에서 오리지널 무대를 사용했다. 뮤지컬 캣츠나 명성황후, 노트르담드파리도 예울마루를 선택했다.

예울마루는 예술문화 불모지로 평가받던 여수를 문화도시로 바꾸고 남해안 문화예술 랜드 마크로 자리 잡았다. 2012년 5월 개관 이후 4년 10개월 동안 관람객 55만 명이 찾았다. 예울마루에서 5년 동안 펼쳐진 수준 높은 공연은 787회(공연일수 684일)로, 관람객 수는 39만 명에 달했다. 또 5년간 52회(전시일수 1208일)에 걸친 각종 전시회로 관람객 16만 명이 방문했다.

박정명 여수예술인총연합회장(64)은 “여수에서 이뤄지는 예술문화 행사 90%가 예울마루에서 열리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유명한 예술·음악가들이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때문에 인근 순천과 광양에서 ‘원정 관람’을 하는 등 남해안의 문화 메카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예울마루는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나눔 문화의 상징이 됐다. 4년 10개월 동안 공연 4325회, 전시 7453회 등 총 1만1794회에 걸쳐 문화 나눔을 실천했다. 해마다 연세대 음대 교수와 학생 30여 명은 매년 여수에서 3박 4일 동안 머물며 전남지역 학생 80여 명을 가르치고 합동연주회를 갖는다. 연세대 음대 양성원 교수 등 전문가들이 재능 기부로 지역의 예술학도들을 무료로 가르치는 나눔기부 프로그램인 ‘마스터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 예울마루 임직원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연 관람 예절교육과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울마루는 GS칼텍스 임직원들의 봉사활동 무대도 되고 있다.

강정범 GS칼텍스 상무는 “4년 전부터 여수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창, 난타, 기타 등을 가르친 뒤 예울마루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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