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장녀 이방카, 비선실세에서 공식실세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0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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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공식 직함을 갖고 활동하기로 했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29일 국무부가 선정한 ‘올해의 용기있는 여성상’을 시상하며 본격적인 대외 활동에 나섰다. 러시아 선거개입 의혹 등에 휘말린 트럼프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 ‘트럼프의 여성들’이 나선 형국이다.

이방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모든 윤리규정을 자발적으로 지키면서 대통령에게 조언하려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뒤 “나는 백악관에서 무급 직원으로 일할 예정이며 다른 연방 공무원들처럼 모든 규정을 적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방카의 변호사 제이미 고어릭은 “이방카는 연방직원들에 요구되는 금융 자료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방카의 ‘커밍아웃’은 그동안 비선 실세라는 지적을 받으며 아무 직함도 없이 백악관에 사무실을 둔 채 국정에 참여하는 것을 놓고 윤리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럴 바에는 비선 실세에서 아예 공식 실세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다.

뉴욕타임스는 이방카가 남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처럼 백악관에서 보좌관 직책을 맡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방카는 27일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여성 중소기업인 회의를 주재했으며 다음달 말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초청으로 베를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여성경제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멜라니아는 29일 시상식 연설에서 “우리 스스로에게 불굴의 용기와 확신, 압도적 고난에 맞서 싸울 엄청난 내적인 힘을 가질 수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며 “오늘 수상자들은 불의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운 진정한 영웅들”이라고 치하했다. 이 상은 미 국무부가 2007년부터 매년 평화와 정의, 인권, 양성평등 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싸운 여성들에게 수여해온 상으로 올해까지 60개국 110여 명의 여성이 수상했다.

멜라니아는 전날 백악관에서 남편 트럼프와 함께 상원의원 전체 100명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그동안 멜라니아는 막내아들 배런의 학교 문제로 평일에는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에서 따로 지냈다.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은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갤럽이 미국 성인 1500명을 상대로 한 일일 전화 추적조사 결과 29일 현재 트럼프의 국정 지지율은 35%로 취임 후 최저 수준이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46%까지 지지율이 올랐다가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과 반(反) 이민 행정명령 논란, 트럼프케어 하원 표결 불발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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