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간편하게 만드는 스탠딩오피스, 데스크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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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30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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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직장인에게 복부비만 같은 성인병은 마치 '직업병' 처럼 따라다니는 존재다. 하루 업무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모니터만 보고 있고, 기껏 일어나서 움직여 봐야 점심 시간이나 간간히 커피를 마시러 가는 정도가 전부다. 퇴근 후 운동을 해보고 싶지만 언제 있을지 모르는 회식과 야근 때문에 PT 한 번 제대로 받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건강을 지키려는 직장인 사이에서 서서 일하는 문화, 이른바 스탠딩오피스 바람이 불고 있다. 서서 일하면 상대적으로 배와 허리에 상대적으로 힘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일명 코어 근육이라 불리는 복부, 골반, 대퇴부, 척추 주변의 근육을 계속 쓰게 된다. IT 벤처 기업을 중심으로 유행하던 스탠딩오피스가 이제는 국내 공공기관에도 도입되고 있다. 실제로 경남도청은 직원의 건강을 지키고 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월 27일부터 스탠딩오피스를 시범 도입했으며 향후 직원의 호응과 효과를 검토해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탠딩오피스를 위한 입식 책상(출처=IT동아)
스탠딩오피스를 위한 입식 책상(출처=IT동아)

하지만 자신의 사무 환경을 스탠딩오피스로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번거롭다. 모니터와 키보드를 받칠 만한 적당한 높이의 받침대가 필요하고, 키보드를 놓고도 마우스를 움직일 만한 공간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잠깐 앉아서 일하고 싶을 때 이를 전부 치우고 책상 위를 다시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번거롭다. 데스크플러스는 이런 직장인이 손쉽게 자신만의 스탠딩오피스를 꾸밀 수 있게 도와준다.

데스크플러스는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으로, 완전한 책상 형태(데스크 타입)와 기존 책상위에 올려서 쓰는 미디 책상 형태(애드온 타입)가 있다. 필자가 이번에 사용한 형태는 애드온 타입의 모델(데스크플러스 E100)이며, 이밖에 책상 크기와 소재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있으니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데스크플러스 E100(출처=IT동아)
데스크플러스 E100(출처=IT동아)

설치는 딱히 설치라고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간편하다. 책상 위에 데스크플러스를 놓고 이 위에 모니터와 키보드 등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면적이 넓은 모델을 선택했다면 모니터뿐만 아니라 필통이나 스마트폰 거치대 같은 사무용품도 올려놓을 수 있다.

데스크플러스 E100을 설치한 모습(출처=IT동아)
데스크플러스 E100을 설치한 모습(출처=IT동아)

데스크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이를 손쉽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사용한 애드온 타입은 물론 데스크 타입도 이런 기능을 갖췄다. 서서 일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는 하지만, 하루 종일 서서 일하기는 힘든 만큼 때때로는 앉아서 일할 필요도 있다. 이 때 양 옆에 있는 레버를 누르고 책상을 가볍게 누르면 내려간다. 반대로 책상을 서서 일하는 상태로 높일 때도 양 옆 레버를 누른 상태로 들어 올리기만 하면 된다. 책상 위 상태 그대로 수직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책상을 새로 정리할 필요도 없다.

레버를 눌러 책상을 그대로 수직으로 들어올릴 수 있다(출처=IT동아)
레버를 눌러 책상을 그대로 수직으로 들어올릴 수 있다(출처=IT동아)

가스 실린더를 이용해 높이를 조절하는 방식인 만큼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X자 형태의 접이식 다리를 가스 실린더가 밀어주기 때문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책상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실린더 방식의 의자 높이를 조절하는 것처럼 원하는 높이에서 멈출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눈높이에도 쉽게 맞출 수 있다. 다만, 어느 정도 높이 한계는 있기 때문에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려면 높이 조절 기능을 갖춘 모니터를 쓰거나 모니터 받침대를 쓰는 것이 좋겠다.

가스 실린더를 통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출처=IT동아)
가스 실린더를 통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출처=IT동아)

버틸 수 있는 무게는 모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5~20kg 내외를 버틸 수 있는 듯하다. 노트북 한 대가 약 2kg, 29인치 모니터가 5kg 정도이니 이밖에 간단한 사무용품을 올릴 만한 수준은 된다. 또 세게 누르지 않는 한 가볍게 기대는 정도도 무난하게 버틸 수 있어, 기대서 책을 읽거나 잠깐 모바일 게임을 하는 것도 가능할 듯하다.

다만, 어떤 모델이든 PC 본체와 모니터를 동시에 올리는 것은 어려울 듯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조합은 대형 모니터만 올려서 사용하거나 노트북 + 소형 모니터 정도가 적당할 듯하다.

노트북과 모니터를 놓은 모습(출처=IT동아)
노트북과 모니터를 놓은 모습(출처=IT동아)

설계 역시 마음에 든다. 필자가 사용한 제품은 키보드 받침대를 갖춘 모델인데, 이 키보드 받침대가 책상보다 조금 낮게 있어서 모니터 눈높이를 유지하면서도, 키보드가 편한 위치(팔꿈치) 높이에 온다. 이 때문에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 장시간 작업해도 편한 느낌이다. 또, 책상 뒤쪽으로는 모니터 케이블 등을 뺄 수 있도록 잘린 부분이 있어 벽에 바짝 붙여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키보드 받침대는 책상보다 조금 낮게 위치해, 자판을 두드릴 때 어깨에 힘이 덜 들어가는 느낌이다(출처=IT동아)
키보드 받침대는 책상보다 조금 낮게 위치해, 자판을 두드릴 때 어깨에 힘이 덜 들어가는 느낌이다(출처=IT동아)

사실 애드온 타입을 직접 사용해보기 전에는 책상 위가 더 복잡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책상이 더 깔끔해진 느낌이다. 자주 사용하는 사무용품이나 모니터 등은 모두 데스크플러스에 올려두고, 자주 쓰지 않는 것들은 기존 책상에 올려두니 오히려 정리가 더 잘 된 느낌이다. 무엇보다 애드온 타입은 책상의 공간을 별도로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책상 위에 다른 책상을 올려 놓는 형태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짐을 치우거나 할 필요도 없다.

다만 내 '사무 공간'이 PC 본체와 조금 멀어진 점은 아쉽다. 이 때문에 키보드/마우스 케이블을 길게 빼야 하며(결국 묶었던 케이블 타이를 잘랐다), USB 메모리 등을 사용할 때도 조금 번거롭다. 데스크플러스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별도의 USB 허브를 하나 정도 갖추는 것이 좋겠다.

며칠간 서서 일해보니 확실히 배와 허리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다. 책상 높낮이를 쉽고 빠르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1~2시간 정도 서서 일하다 30분 쯤 앉아서 일할 수도 있고, 서서 일할 때는 간간히 스쿼트도 할 수 있다.

데스크플러스 E100을 사용하는 모습(출처=IT동아)
데스크플러스 E100을 사용하는 모습(출처=IT동아)

물론 넘어야 할 벽도 있다. 바로 다른 사람의 시선이다. 분위기가 폐쇄적인 직장에서 혼자 이런 책상을 사용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볼 것이다. "서서 일하면 좋아?" 라고 묻는 것은 기본이고, 잠깐 앉아서 쉴 때면 "서서 일한다면서 왜 앉아있어?"라고 묻는 직장 상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6개월 정도 꾸준히 서서 일하고, 건강해진 자신을 다른 사람이 보면 모두들 "나도 서서 일하고 싶네"하고 말하지 않을까?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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