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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한국건설]‘건설한류’ 제2막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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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한국건설]‘건설한류’ 제2막 연다

김재영기자 입력 2017-03-31 03:00수정 2017-03-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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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2월 1일 카타르에서 단독 수주한 이링(E-ring) 고속도로 조감도. 기존 고속도로를 확장 및 연장하고 입체 교차로를 추가 신설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5억9000만 달러(약 6900억 원) 규모다. 이번 수주로 대우건설은 2022년 월드컵 개최를 대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고 있는 카타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 제공
저유가와 중동의 발주 감소로 오랜 수주 가뭄에 시달려온 한국 해외건설이 최근 들어 반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3월에만 이란에서 대형공사 3건을 계약하며 10조 원의 수주액을 올리는 등 수주 낭보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예전처럼 단순 도급사업이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민간투자사업 방식의 수주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앞장서서 돌파구를 마련해온 해외건설이 다시 한 번 ‘건설한류’의 깃발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텃밭 중동에서 낭보… ‘건설한류’ 재시동

3월 17일 SK건설은 이란에서 총사업비 4조 원 규모의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소 건설사업에 참여해 국내 건설사로는 최초로 이란 민자발전시장에 진출했다. 총 5000MW 용량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 5기를 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다. 건설·금융비용 등을 합한 총사업비는 34억 유로(약 4조1140억 원), 공사비만 25억 유로(약 3조250억 원)에 이른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12일 이란에서 3조8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 남쪽으로 약 1100km 떨어진 톤바크 지역에 위치한 사우스파 가스전에 석유화학 플랜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같은 날 대림산업은 지난해 말 낙찰통지서(LOA)를 받은 2조2000억 원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18일에는 대림산업과 SK건설이 터키에서 세계 최장 현수교가 될 차나칼레 현수교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차나칼레 주의 랍세키와 겔리볼루를 연결하는 현수교를 건설하는 공사다. 터키 정부는 2023년 건국 100주년을 맞아 초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비가 103억5000만 리라(약 3조5000억 원)에 이르며 공사 기간(5년 6개월)을 포함해 16년 2개월간의 운영과 최소 수익을 보장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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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는 이란을 비롯한 중동에서 수주 낭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동 플랜트 발주는 전년보다 30% 감소한 882억 달러에 그쳤으나 올해 1237억 달러로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건설 쪽 선전이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코리아’ 출범… 지역·공정 넓혀 영토 확장


대림산업과 SK건설이 3월 18일 착공에 들어간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는 주탑 사이의 거리가 2023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로 지어진다. 대림-SK컨소시업은 입찰에 뛰어든 일본 건설사와의 ‘수주 한일전’에서 승리하며 공사를 따냈다. 대림산업 제공
최근의 수주 낭보는 고질병인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 투자, 시공, 운영의 전 단계를 총괄하는 단계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민간 건설사의 기술력과 현지 네트워크에 정부 지원이 더해진 ‘팀 코리아’의 쾌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우스파 석유화학플랜트 프로젝트의 경우 발주처에 공사비를 빌려주고 이자를 붙여 돌려받는 ‘시공자 금융주선 방식(EPCF)’으로 진행된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EPCF를 위해 공사비의 85%를 먼저 발주처에 빌려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차나칼레 현수교 사업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입찰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예산을 지원했고 관계자들이 터키를 방문해 정부의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단순 도급시공에서 벗어나 투자개발형으로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대우건설은 침매터널, 초장대교량, 초고층·친환경 빌딩, 스마트 원전 등 기획제안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에티오피아 고속도로, 인도 비하르 교량 등을 맡으며 신규 국가 진입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주력 시장인 아시아 및 중동의 초고층·발전·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잠재적 기회가 많은 시장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풍부한 시공 경험과 폭넓은 네트워크, 깊은 신뢰 관계를 통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양질의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해가고 있다.

포스코건설도 사우디 현지 합작법인 펙사와 함께 지난해 11월 사우디 메디나 하지 시티에 건립되는 약 1조 원 규모의 호텔 사업을 수주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세계적 국부펀드 두바이 투자청(ICD)을 최대 주주로 맞은 쌍용건설도 싱가포르와 두바이를 중심으로 강점인 최고급 호텔과 병원 등 고급 건축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에 한국의 도시개발 모델을 수출하는 ‘주택 한류’도 일고 있다. 중동, 동남아시아 등에서 ‘기획제안형 신도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한화건설이 짓고 있는 10만 채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는 이라크 재건사업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은 지난해 3월 사우디아라비아 주택부와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2배 규모(38km²)에 10만 채의 주택을 건설하는 다히야트 알푸르산 신도시 건설 공사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GS건설도 국내 재개발·재건축의 강점을 살려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G-City(나베신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말 아프리카 최초로 보츠와나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시장 다각화에 나서 해외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1조 원 이상 높은 3조8510억 원으로 잡았다.

주택 넘어 사업 다각화 박차

국내 사업에서도 주택 분양 등 기존 사업을 계속하면서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부동산 산업과 관련된 전후방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시기획자의 관점에서 주택, 건축, 인프라, 운영 등을 융·복합한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해 잠재 수요를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부동산 임대 및 운영은 물론이고 문화, 정보기술(IT), 금융 등 그룹의 핵심역량을 총동원해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1월 제주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을 증축·리모델링하는 공사를 따냈고, 향후 김해 신공항, 제주 2공항, 울릉도 공항, 흑산도 공항 등 공항 관련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레저·관광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월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5만여 m² 부지에 특1급 호텔과 빌라 등 숙박시설을 짓고 복합휴양 문화시설로 조성할 예정이다.

건설 공기업들도 단순히 주택 공급에서 벗어나 종합부동산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말 임대주택 100만 채 관리 시대를 맞아 임대주택을 활용한 새로운 주거서비스 모델을 설계할 계획이다.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 충남 천안시 동남구청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경남 밀양·진주 지역특화산단 등 지역맞춤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스마트시티 건설·수출 등 신규 사업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도 주거복지, 도시재생 공공 디벨로퍼로 거듭나고 있다. 이달 조례 개정을 통해 호텔과 복합환승센터, 청년창업플랫폼 등 복합 건축물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등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이를 토대로 서울 도시재생사업을 선도하고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 등 지역거점 개발, 마곡·양재 등 산업거점 개발, 역세권 개발 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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