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한국 기업]먼저 뛰어드는 펭귄처럼… 불황을 뚫고 새 길 여는 한국 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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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 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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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은 경기 위축으로 소득과 소비, 고용 모두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의 성장률은 3분기(7∼9월) 대비 0.4%에 그쳤다. 지난달 실업률은 5.0%로 미국(4.7%)보다도 높았다.

기업들의 산업·기술 경쟁력은 여전히 미국이나 유럽연합(EU) 같은 선진국 시장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정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최종 수요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율을 놓고 봐도 한국 산업의 부가가치율은 2000년 45.1%에서 2014년 40.2%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한국 경제의 위기 상황에서 주요 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기회로 삼아 신사업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며 연구개발(R&D)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R&D 투자와 더불어 신사업 발굴을 추진해왔다. 4차 산업혁명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올해도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올해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를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신무기’로 삼았다. 오랜 시간 글로벌 TV 업계에 깔려 있던 화질 논쟁을 QLED TV를 통해 종결할 계획이다. 14일 프랑스 파리의 글로벌 론칭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처음 발표한 ‘스크린 에브리웨어(Screen Everywhere)’ 비전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는 이 비전에 기초해 ‘라이프스타일 TV’ 시대로의 변화를 추진한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를 위해 △TV의 기본인 최고의 화질 △집 안 어디든 놓을 수 있도록 설치의 자유를 주는 디자인 △사용자 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스마트 기능 등 3가지 방향을 제안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경영 방침에서 “어려워지는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친환경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28종 이상의 친환경차와 매년 10개 차종 이상의 신차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또 다양한 신사업 분야를 연구하고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격의 ‘전략기술연구소’를 출범시키는 등 발 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배터리 산업의 발달과 미국 테슬라의 ‘모델3’ 발표로 인해 차세대 친환경차로 급부상하고 있는 전기차 경쟁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20km 이상에 달하는 새로운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2020년경에는 주행거리가 400km에 이르는 전기차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투싼 수소전기차의 후속 수소전기차도 2018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자율주행차를 위해서도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월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시연을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도심 운행에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고도의 자율주행차 양산, 2030년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계획을 갖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경영 화두로 ‘딥 체인지’를 제시했다.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미래시장을 개척하고, 공유와 개방을 키워드로 사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할수록 최고경영진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공격 경영을 통한 성장동력 발굴을 주문했다. SK그룹 주력 계열사들은 총 17조 원의 올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대비 3조 원 늘어난 규모로 사상 최대다. 이 중 11조 원은 국내 시설투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위축된 국내 경제 활성화에 최대한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은 ‘공유와 개방’을 키워드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 C&C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과 제휴한 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브릴’을 활용한 다양한 협력 모델을 만들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비서 서비스, 디지털 통합 건강관리 플랫폼 등을 개발 중이다.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도 AI 대중화 시대를 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SK텔레콤은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외부 서비스와 연동 가능한 AI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LG그룹은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솔루션 분야를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2015년 LG전자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차세대 전기자동차 개발 프로젝트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고, LG화학이 세계 1위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인 AES와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LG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태양광 모듈,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저장(ESS), 효율적 사용(시스템에어컨, 창호·단열재,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및 관리까지 책임지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기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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