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쌀값… 벼농가 순수입 40%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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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00평 논농사 소득 43만원… 생산비 제외하면 20만원도 안돼
품종개량-영농 다각화 등 대책 시급


지난해 벼농사 소득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쌀 소비량 감소로 쌀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농가의 살림살이도 팍팍해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논벼 생산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논벼 10a(1000m²)당 소득은 약 43만 원으로 전년(56만여 원)에 비해 23.5% 줄었다. 이는 1966년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득은 쌀농사에서 나오는 총 수입에서 경영비를 뺀 값이다.

총 수입에서 생산비를 제한 순수입 역시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논벼 농가 순수입은 18만2000원으로 전년(30만2000원)보다 1년 새 40%나 감소했다. 순수익률(순수익÷총수입)로 계산하면 21.1%로 1980년 이후 36년 만에 가장 낮았다.

농가가 300평 규모의 논에서 1년 동안 벼를 길러도 손에 쥐는 돈은 20만 원이 채 안 되는 셈이다. 특히 이 통계에는 유통비 등 수확 이후의 지출비용은 빠져 있어 실제 농가가 손에 쥐는 수입은 더욱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쌀농사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쌀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5일 기준 쌀 20kg당 산지 가격은 3만2000원으로 3년 전인 2014년 3월 말(4만3000원)의 75% 정도였다. 김진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쌀 생산비 역시 2014년 이후 3년 연속 줄었지만 쌀값이 생산비보다 훨씬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농가의 전체적인 소득은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품종개량과 영농 다각화 등으로 논농사 부가가치를 높이는 대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식습관 변화로 쌀 대신 잡곡이나 밀가루 등을 주로 먹는 사람이 늘고 있어 쌀값이 앞으로도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필요한 변동직불금만 1조5168억 원으로 법정 한도(1조4900억 원)를 넘어서는 등 농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안성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수확기 이후의 빈 논에 잡곡 등 부가가치가 큰 작물을 심어 토지 이용률을 높이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벼농사#쌀값#순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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