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사업 부문 매각, 美기업 우선 고려…SK하이닉스 고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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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빠진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부문 매각 대상으로 미국 기업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도시바의 사외이사 고바야시 요시미츠(小林善光) 씨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미국 회사와 (사업을) 해 왔다. 그 정도 수준에서 (기술 유출을) 막는 것을 당연히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도시바와 반도체를 공동 생산해 온 미국의 웨스턴 디지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시바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분야 세계 2위이고 웨스턴 디지털은 세계 3위여서 둘이 합쳐질 경우 반도체 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29일 1차 마감되는 도시바의 메모리 인수전에는 대만의 훙하이(鴻海)정밀과 TSMC 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안보를 감안할 때 중국 대만 기업에는 넘기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낙찰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다만 민관 펀드인 산업혁신기구나 정부 산하의 일본정책투자은행을 통해 입찰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응찰 기업과 액수를 지켜본 뒤 일본의 안보 파트너인 미국 기업과 공동출자 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의 안보상 중요성을 감안해 ‘미일동맹’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도시바가 미국 기업 우선 협상 방침을 유지할 경우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의 고전이 예상된다. 도시바 반도체 부문의 매각 금액은 1조5000억~2조 엔(약 15조~20조 원)으로 전망되며 경영권 프리미엄에 따라 더 오를 수도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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