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발굴 전문가 “세월호 유골 ‘동물뼈’ 판정, 전문가 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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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29일 0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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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8일 세월호 미수습자가족과 4대종단의 미수습자 조기수습기원제가 세월호가 인양되어 거치된 반잠수식 선박 옆에서 열리고 있던 시각, 반잠수식선박에서 선원들이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견 주변을 살피고 있다.
사진=28일 세월호 미수습자가족과 4대종단의 미수습자 조기수습기원제가 세월호가 인양되어 거치된 반잠수식 선박 옆에서 열리고 있던 시각, 반잠수식선박에서 선원들이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견 주변을 살피고 있다.
유해 발굴 전문가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29일 세월호를 선적한 반잠수식 선박에서 발견된 유골이 ‘동물 뼈’로 확인된 것과 관련, “훈련 받은 전문가가 보면 (사람 뼈인지 여부를) 그 자리에서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사람 뼈와 동물 뼈는 훈련받은 사람이면 금방 알 수가 있고, 또 사람 뼈만 훈련받았다 해도 이건 사람 뼈가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28일 세월호 선체가 실린 반잠수식 선박에서 발견된 뼛조각을 “미수습자 유해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가 5시간 만에 이를 번복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검사 결과 이 뼛조각은 동물 뼈로 판정됐으며, 돼지 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박 교수는 “수색대 또는 현장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사람 뼈가 어떻게 생겼다는 그런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주로 인양작업 쪽에만 신경을 썼지 선체를 들어올리면 그 안에서 물이 빠져나오면서 (유해가)유실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마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의 객실 부분을 절단한 뒤 바로 세워 수색에 들어가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에 대해선 “현장이 교란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서 배 안에 펄이 있는 경우, 펄이 많이 있는 경우, 조금 있는 경우, 또 펄이 없는 경우(가 있다). 또 유해가 3년 씩 됐지 않았는가? 3년씩 됐으니까 그 안에서 어느 상태로 남아 있을까. 외국자료를 조사해 보니 뼈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만일 펄에 물이 있어서 관절이 다 떨어진 상태로 남아 있으면 (선체를)바로 세우는 과정에서 그게(유해가) 움직일 수가 있고, 다른 유해하고 섞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미수습자가 남아 있다고 추정되는 그 방에 먼저 수색대가 들어가서 상태를 보고 예를 들어서 펄이 쌓여 있고 뼈들이 흐트러져 있을 가능성이 있으면 움직이면(선체를 세우면) 안 되는 것”이라며 “들어가 봤더니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나면 세워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먼저 시험적으로 들어가 보고 그 다음 단계로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저 수색 작업에는 상하이샐비지 소속 잠수부들이 투입된 상태다. 무거운 추 2개를 해저에 떨어뜨린 뒤 잠수사 2명이 추를 잇는 줄을 따라가며 1m 간격으로 야삽을 이용해 바닥을 훑어나가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쌍끌이하듯 훑어내 들어올리면 그 사이로 물은 빠져나가고 걸리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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