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발굴 전문가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29일 세월호를 선적한 반잠수식 선박에서 발견된 유골이 ‘동물 뼈’로 확인된 것과 관련, “훈련 받은 전문가가 보면 (사람 뼈인지 여부를) 그 자리에서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사람 뼈와 동물 뼈는 훈련받은 사람이면 금방 알 수가 있고, 또 사람 뼈만 훈련받았다 해도 이건 사람 뼈가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28일 세월호 선체가 실린 반잠수식 선박에서 발견된 뼛조각을 “미수습자 유해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가 5시간 만에 이를 번복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검사 결과 이 뼛조각은 동물 뼈로 판정됐으며, 돼지 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박 교수는 “수색대 또는 현장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사람 뼈가 어떻게 생겼다는 그런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주로 인양작업 쪽에만 신경을 썼지 선체를 들어올리면 그 안에서 물이 빠져나오면서 (유해가)유실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마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의 객실 부분을 절단한 뒤 바로 세워 수색에 들어가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에 대해선 “현장이 교란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서 배 안에 펄이 있는 경우, 펄이 많이 있는 경우, 조금 있는 경우, 또 펄이 없는 경우(가 있다). 또 유해가 3년 씩 됐지 않았는가? 3년씩 됐으니까 그 안에서 어느 상태로 남아 있을까. 외국자료를 조사해 보니 뼈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만일 펄에 물이 있어서 관절이 다 떨어진 상태로 남아 있으면 (선체를)바로 세우는 과정에서 그게(유해가) 움직일 수가 있고, 다른 유해하고 섞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미수습자가 남아 있다고 추정되는 그 방에 먼저 수색대가 들어가서 상태를 보고 예를 들어서 펄이 쌓여 있고 뼈들이 흐트러져 있을 가능성이 있으면 움직이면(선체를 세우면) 안 되는 것”이라며 “들어가 봤더니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나면 세워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먼저 시험적으로 들어가 보고 그 다음 단계로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저 수색 작업에는 상하이샐비지 소속 잠수부들이 투입된 상태다. 무거운 추 2개를 해저에 떨어뜨린 뒤 잠수사 2명이 추를 잇는 줄을 따라가며 1m 간격으로 야삽을 이용해 바닥을 훑어나가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쌍끌이하듯 훑어내 들어올리면 그 사이로 물은 빠져나가고 걸리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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