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충청 경선… 문재인 굳히기냐 안희정 안방서 설욕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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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주자들 호남 경선이후 전략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27일 호남 경선 결과에 따른 주자별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대선 때와 달리 하루씩 건너 열리는 지역 순회 경선 일정도 새로운 변수다.

호남에서 60%가 넘는 지지율을 확보한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사실상 ‘맏형’ 자격을 얻은 문 전 대표는 앞으로의 경선에서 ‘통합’을 더욱 강조할 계획이다. 28일 문 전 대표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제 한숨 돌린 만큼 더욱 자신 있게 경선에 임할 수 있게 됐다”며 “문 전 대표의 메시지도 이제는 통합을 강조하는 쪽으로 조금씩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강조해온 ‘원팀(one team)’ 구상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왼쪽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오른쪽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함께한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고 밝혀 왔다. 이 말은 본선에서 절반을 넘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최근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캠프 간 갈등을 조정하지 않으면 본선에서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위기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선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문 전 대표는 남은 경선에서 총력전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 캠프는 29일 충청 경선이 안 지사의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승부처로 판단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충청의 전폭적 지지가 받쳐줘야만 본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호소할 계획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안 지사와 이 시장 간의 2위 싸움이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두 후보는 모두 문 전 대표의 과반 획득을 저지하고 결선투표까지 경선을 끌고 가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아직 경선이 끝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경남 양산시 통도사를 방문해 “29일 충청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통해 기적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텃밭인 충청권 경선에서 승리하고, 중도보수 성향의 선거인단이 대거 참가하는 영남 경선에서 문 전 대표와 대등한 득표에 성공한다면 결선투표로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호남 경선에서 약 10만 표 차가 났는데, 충청 영남에서 최대한 줄이고 수도권에서 문 전 대표를 5%포인트 이상으로 따돌리면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를 막고 결선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도 역전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 시장 캠프는 수도권 ‘올인’ 전략에 나섰다. 절반이 넘는 선거인단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5%포인트만 앞서도 호남 패배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시장의 고향인 영남권에서 선전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에서 이재명 바람이 불면 문 전 대표를 위협하는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시장 캠프 대변인인 김병욱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탄핵 정국에서 서울 광화문 촛불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후보가 이재명이고 현재까지 모은 12억 원가량의 후원금 중 70%가 수도권에서 모였다”며 “젊고 진보적인 지지층이 포진하고 있는 수도권에서 반드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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