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류현진, ML 비즈니스 편견을 이겨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29일 05시 30분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역경을 딛고, 선발투수로 돌아온다. 개막 로테이션 진입을 위한 마지막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마치자, 최종적으로 선발진 합류가 결정됐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5안타(2홈런) 4탈삼진 3실점했다. 시범경기 첫 5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진에 복귀할 채비를 마쳤다.

12일 첫 등판(2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매 경기 1이닝씩 늘려갔고, 마지막 등판에선 5이닝에 투구수를 77개까지 끌어올렸다. 시범경기 4경기서 14이닝을 던지면서 4실점, 방어율 2.57. 이날은 홈런 2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을 활용한 ‘능구렁이 피칭’은 선발로 돌아오기에 충분함을 입증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건강하다는 걸 증명했다”면서 “이제 확신이 생겼다. 선발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 선발진 5명 중 1명”이라고 밝혔다. 감독의 공표로 치열했던 4·5선발 경쟁에서 류현진이 먼저 웃었다.

사실 그의 선발 복귀는 불투명했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왔지만, 다저스엔 선발 자원이 넘쳤다. 그동안 부상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선발 자원을 수집했고, 이들이 함께 돌아온 2017시즌을 앞두고 교통정리에 애를 먹었다. 류현진도 그 중 1명이었다. 2013년과 2014년 14승씩을 올리면서 다저스의 3선발로 빅리그를 호령했지만, 2015년 어깨 수술로 재기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1년 만에 복귀했지만, 지난해 1경기 등판에 그치고 재차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다저스 입장에선 류현진은 ‘후순위 선수’였다. 함께 부상에서 회복해 경쟁하던 선수 중 류현진보다 몸값이 높아 우선순위인 이들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철저히 경제논리, 즉 돈에 의해 움직인다. 많은 비용을 투자한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기용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다저스는 잔여연봉이 류현진(2년 1400만달러)보다 높은 스콧 카즈미어(2년 3200만달러)나 브랜든 매카시(2년 2000만달러)를 먼저 고려해야 했다. 게다가 류현진은 둘과 달리, 전임 네드 콜레티 단장이 영입한 선수다. 또 다저스 선발진이 ‘좌편향 현상’을 보이기에 선발경쟁자 중 유일한 우완투수 맥카시보다 불리한 입장일 수밖에 없었다.

일단 카즈미어는 엉덩이 통증으로 다시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 매카시의 선발진 입성이 유력한 가운데, 투구이닝을 제한하기로 한 유망주 훌리오 우리아스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은 알렉스 우드는 불펜행 가능성도 높다.

결국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호투하며 건강함을 증명한 류현진은 오로지 ‘실력’으로 치열한 선발 경쟁에서 승리했다. 4년 전 빅리그에 처음 입성했을 때보다 몇 배로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이겨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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