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족 급증… 1월 출생아 사상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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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5100명… 작년보다 11% 줄어… 주거-교육비 부담에 출산 미뤄
혼인 5년새 18%↓, 출산은 22%↓

올해 1월 출생아 수가 1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생활비, 육아비 부담에 출산을 꺼리는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s)족’ 부부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28일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1월 전국 신생아 수는 3만5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3만9500명)보다 11.1% 줄었다. 월별 출산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1월 중 가장 적은 수치다. 1월 신생아 수가 1년 새 10% 이상 줄어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년 중 보통 1월에 출생아 수가 가장 많은데 이렇게 갑자기 줄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출산 감소는 결혼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1월 전국 혼인 건수는 2만390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이어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문제는 결혼이 줄어드는 것보다 출산이 감소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혼인 건수는 2012∼2017년 5년 새 18% 정도 줄어든 반면 출산은 22% 감소했다.

결혼이 줄어드는 것은 결혼 적령기인 20대 후반∼30대 초반 인구가 과거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핵가족화가 자리 잡은 1980년대 중반부터 출생아 수가 꾸준히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면서 2세는 더 많이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결혼을 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면서 저출산은 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이다. 자녀를 꼭 갖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주거비와 교육비 등이 부담스러워 출산 계획을 미루는 사람들도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수 연세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고용, 주거 등 청년층의 경제적 여건이 불안정해진 게 신생아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유아기 자녀의 양육비 부담이 줄어들지 않으면 이 같은 감소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도별로는 광주가 1200명에서 1000명으로 16.7%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서울도 7400명에서 6400명으로 13.5% 줄었다. 세종과 제주만 각각 100명, 300명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세종=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딩크족#출산#주거비#교육비#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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