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에 ‘300만원대 아파트’ 들어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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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추진 후 4년만에 첫 … 30일 문동동서 ‘행복아파트’ 기공식
영구-국민임대 575채 서민에 공급

경남 거제시 문동동에 들어설 서민용 임대아파트 조감도. 2019년 5월 준공 예정이다.
경남 거제시 문동동에 들어설 서민용 임대아파트 조감도. 2019년 5월 준공 예정이다.
대한민국 조선(造船)산업 전진기지이자 ‘블루시티’인 경남 거제시에 저소득 주민을 위한 ‘300만 원대 아파트’가 들어선다. 권민호 거제시장의 선거 공약인 이 사업은 2013년부터 본격 추진돼 4년 만에 첫 삽을 뜨게 됐다.

거제시는 28일 “서민 주거 복지 사업인 300만 원대 아파트 기공식을 30일 오후 2시 문동동 아이파크 2차 현장 옆에서 연다”고 밝혔다. 가칭 ‘거제 행복아파트’ 기공식에는 권 시장과 지역 출신 국회의원, 시도 의원, 주민 등이 참석한다. 300만 원대 아파트란 3.3m²당 건축비가 380여만 원이라는 의미다.

이 아파트는 1만5785m²의 터에 지하 2층 지상 20층 4개 동으로 짓는다. 아파트 규모는 전용면적 27m²(공급면적 41m²)인 영구임대 200채와 전용면적 40m²(공급면적 59.8m²)인 국민임대 375채 등 모두 575채다. 영구임대는 원룸형으로 방 1개와 거실, 국민임대는 방 2개와 거실로 구성된다.

거제시 행복주택팀 김대규 주무관은 “아파트 단지에는 보육 시설과 경로당, 피트니스센터, 작은도서관 등이 들어선다”며 “주차 공간은 372면으로 대형 아파트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건립 예정지는 거제시청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다. 주변에 아이파크 1차, 자이, 힐스테이트, 더샾아파트 등이 들어섰거나 공사 중이다.

행복아파트 시공은 충북의 지평토건㈜ 컨소시엄이 맡았다. 창원의 라온산업개발과 서현건설, 양산의 대성산업개발 등도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설계 감리와 공사비는 총 525억 원. 이미 국비 282억 원은 확보했다. 157억 원은 시비, 나머지 86억 원은 임대 보증금으로 충당한다. 2019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이후 관련 법률과 거제시가 정한 규정에 따라 입주자를 모집한다. 무주택 가구 구성원 가운데 생계 및 의료급여 수급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 해당된다. 거제 지역 주민 가운데 입주가 가능한 사람은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대 조건은 영구임대의 경우 보증금 200만 원에 월 임대료 5만 원, 보증금 1500만 원에 월 임대료 10만 원 등 입주자 자격에 따라 2가지로 구분된다. 국민임대는 보증금 2000만 원에 월 14만∼20만 원이다.

행복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거제시가 예산을 들이지 않고 터를 확보한 점이다. 거제시는 2012년부터 양정동 일대에서 대규모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면서 어려움을 겪던 평산산업의 행정 절차와 사업을 도왔다. 그 대신 이 회사가 개발 용지 일부를 기부하기로 2013년 3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파트 예정지의 땅값을 3.3m²당 100만 원으로 계산하더라도 50억 원 가까운 예산을 아낀 셈이다.

양해각서 체결 이후에도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려 사업이 늦어졌다. 아파트 임대와 분양 방식을 놓고도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경남도의 지원과 권 시장의 노력으로 결실을 보았다.

권 시장은 “민간 사업자의 개발 이익을 일정 부분 되돌려 받는 첫 사례여서 힘들었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 방식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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