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표적항암제-프로바이오틱스로 차세대 성장동력 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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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매년 매출액 10% R&D에 투자… 제약-헬스케어사업 집중할 기반 마련

일동제약(대표 윤웅섭)은 신약 개발은 물론이고 프로바이오틱스, 히알루론산 등의 기술력을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일동제약은 매년 매출액 대비 10%의 예산을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인력 약 200명(전체 인원 대비 14%)이 근무 중이다. 특히 일동제약은 지난해 기업분할을 통해 제약 및 헬스케어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오너 3세 경영인인 윤웅섭 사장은 중장기 성장동력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늘 강조해온 만큼, 향후 연구개발 분야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베시포비르 임상 3상 완료, 항암제 개발에 박차


일동제약은 지난해, 만성 B형간염 치료 신약 후보물질인 베시포비르에 대한 임상 3상을 완료하고 현재 허가를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허가가 완료되면 베시포비르는 금년 중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성 B형간염 치료제 이후 일동제약이 기대를 걸고 있는 신약 과제는 표적지향 항암제 후보물질인 IDF-11774와 IDX-1197이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가 가진 특성이나 약점을 이용해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을 억제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어 환자의 삶의 질 개선, 생존기간 연장에 유리하다.

IDF-11774는 종양의 악성화와 전이에 관여하는 인자인 HIF(Hypoxia-inducible factor)를 통제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표적지향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HIF는 세포 내의 저산소 환경을 극복하는 조절인자로 저산소 적응 유전자를 생성하고 산소 유입을 유도하는 혈관을 생성해 세포를 살리는 역할을 하는데, 정상세포에 비해 산소 소모량이 훨씬 많은 암세포의 경우 생존과 유지에 있어 이 HIF가 필수적이다.

IDF-11774는 HIF의 작용을 통제해 암을 억제하는 것으로 현재까지의 연구결과 확인됐다. 일동제약은 면역조절 항암제의 주요 타깃인 PD-L1(Programmed death-ligand 1)과 IDF-11774의 항암 타깃인 HIF와의 연관성을 밝힌 바 있고, IDF-11774와 PD-L1 항체의 병용 투여가 면역항체에 반응하지 않는 암종에서 시너지 효과를 통해 항암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 종양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동국대, 가천대 등과 함께 해당 과제를 수행 중이며, 최근 국내 및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요국에 특허를 등록하고 있다.

또 다른 표적지향 항암제로 개발 중인 ‘IDX-1197’은 암 발생과 연관이 깊은 Poly ADP-ribose polymerase(이하 PARP)라는 효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PARP는 DNA 단일가닥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로, IDX-1197은 이 PARP의 작용을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 PARP를 저해할 경우 정상적인 세포는 다른 복구 경로 등을 통해 생존하는 데 반해, 손상 복구 시스템에 변이가 일어난 암세포의 경우 회복되지 못하고 죽게 된다. 바로 이 점을 활용하여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를 억제하는 약물이 PARP 저해제이다.

IDX-1197은 유전자 염기 서열 정보 기반 바이오마커와 관련된 종양에서 표적성과 억제성을 보였으며, 특히 기존 개발 물질에 비해 PARP-1에 대한 항암 활성도가 5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비임상 결과를 통해 확인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특히 기존 PARP 저해제가 반응하지 않는 종양모델에서도 항암활성을 보여 차세대 PARP 저해제로 기대되고 있다.

2014년 보건복지부 국제공동연구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미국의 밴더빌트 의대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여 뼈 전이 전립샘암에 대해 경쟁 물질 대비 우수한 항암 효과를 입증한 바 있고, 2015년부터 시스템 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선정되어 미국 등지에서 비임상 시험을 완료했다. 현재는 임상 1상 IND를 신청 중이며, 미국을 포함한 14개국에 특허를 출원하고 현재 호주 특허 등록 중에 있다.

편두통치료제, 불면증치료제, 백혈병치료제 등 도입 신약과제 전망 ‘맑음’

일동제약은 다양한 해외 신약후보들에 대한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편두통 치료제 라스미디탄과 불면증 치료제 로레디플론이다.

미국의 콜루시드사로부터 도입한 라스미디탄은 지난해 발표된 효능확인 임상 3상 시험에서 약물 복용 30분 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두통 완화 효과를 확인했으며 심혈관계 부작용 등의 안전성 평가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얻어, 안전성 및 내약성까지 갖춘 차세대 편두통 치료제로 주목된다.

특히 편두통은 일반적인 두통과는 달리 오심, 소리, 빛에 과민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의 소실에서도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편두통치료제를 대표하는 트립탄 계열의 약물은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이 제한적이지만, 라스미디탄은 5-HT1F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효과를 발현하여 혈관 수축작용에 의한 심혈관계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금년 초에는 글로벌 제약사인 릴리사가 편두통 치료 분야에 대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콜루시드사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며, 라스미디탄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라스미디탄의 개발이 완료되면 일동제약은 한국 및 아세안 8개국에서의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이어, 불면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로레디플론은 스페인의 페레사로부터 도입한 약물이다. 페레사는 최근 로레디플론의 성공적인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빠른 수면유도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치료제와는 달리 수면 지속성과 함께 종합적으로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고, 특히 잠에서 깬 뒤 나타날 수 있는 졸음, 건망증 등의 약물잔류 현상이 없어 안전성을 높였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로레디플론 역시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과 함께 동아시아 13개국에서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최근에는 미국TG테라퓨틱스사의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제인 유블리툭시맙도 긍정적인 3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이 약물 역시 개발이 완료되면 일동제약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9개국에서의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70년 축적된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 본격적인 상용화 나서

신약 개발 외에 일동제약이 집중하는 또 하나의 분야는 프로바이오틱스이다. 일동제약 창업 초기인 1940년대부터 유산균 연구를 시작하여, 1959년 유아용 유산균제 ‘비오비타’를 개발하는 등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일동제약은 그간 축적된 연구결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로바이오틱스의 연구개발에서부터 원료의 생산과 제품화, 유통 및 마케팅에 이르는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를 기능성 제품에만 국한하지 않고 특정 질병의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용 소재로 발전시켜나갈 방침이다. 현재 아토피, 관절염, 대장염, 치매 등 난치성 질환에 효과를 보이는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특허 등록된 프로바이오틱스 RHT-3201은 중증도 아토피 조건의 동물실험에서 아토피 치료에 사용하는 대표적 약물인 스테로이드계 약물과 동등 수준의 효과를 나타내었다. 면역학적 관점에서 아토피 피부염은 Th1, Th2라는 특정 면역반응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데, 일동제약의 RHT-3201은 면역세포 및 면역시스템에 대한 조절 및 균형 유도를 통해 아토피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기능을 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편, 일동제약은 아주대병원 연구진들과 함께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가진 소아를 대상으로 RHT-3201에 대한 임상시험을 완료하였으며, 현재 식약처에 개별인정형 기능성 인정을 신청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과민성대장증후군(IBS)에 효과적인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 개발 및 글로벌 브랜드화’, 미래창조과학부 대덕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피부링클 개선 효과를 가진 지큐랩 제품 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등 특정 질병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를 국책과제로 진행하고 있다.

종균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코팅기술이다. 일동제약은 2013년 4중코팅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다. 4중코팅 기술이란 프로바이오틱스를 수용성폴리머, 히알루론산, 다공성입자, 단백질로 코팅한 것을 말한다. 이 기술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했을 때 소화액 등 위장관 내의 다양한 환경요인으로부터 균을 보호해 장까지 살아가게 함은 물론이고 제품의 유통이나 보관 중에 발생하는 균 손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일동제약이 지난해 말 론칭한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지큐랩’은 이 4중코팅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일동제약은 그간 축적된 기술력과 종균개발 역량을 활용하여 건강식품, 의약품은 물론 화장품, 음료 등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금년에도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일동제약#제약#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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