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업 새 사다리 ‘서울형 강소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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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9일부터 공모
청년채용 적극적인 기업 500곳 발굴… 최다 2명에 월 100만원씩 고용보조금

24일 이준석 울트라브이 본부장(왼쪽)이 신입사원 김차이(가운데), 정다희 씨에게 두바이 더마 미용박람회에서 소개할 앰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청년 구직난이 심각해지면서 서울시도 강소기업을 키우는 정책을 확대 중이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24일 이준석 울트라브이 본부장(왼쪽)이 신입사원 김차이(가운데), 정다희 씨에게 두바이 더마 미용박람회에서 소개할 앰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청년 구직난이 심각해지면서 서울시도 강소기업을 키우는 정책을 확대 중이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24일 서울 성동구의 의료기기 제조업체 ‘울트라브이’에는 지난해 12월 입사한 김차이(26·여), 정다희(26·여) 씨가 근무 중이었다. 해외영업팀인 김 씨는 곧 있을 두바이 더마 박람회에서 바이어들에게 어떻게 제품 설명을 할지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중동지역 최고의 피부미용박람회로 불리는 큰 행사인 만큼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영어에 능통한 김 씨는 유럽과 중동 쪽을, 정 씨는 아시아 지역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울트라브이 합격통지서를 받기까지 두 사람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정 씨는 “구직에만 전념한 지 1년 만에 취업하자 주변에서는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어를 전공한 정 씨는 미용·뷰티산업에 관심이 많아 한국의 미용·뷰티기술을 해외에 전파하고 싶었다.

정 씨나 김 씨 모두 취업준비생 시절 급여나 복리후생, 근무시간뿐 아니라 업체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알고 싶어 했다. 스스로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정보에 항상 목말랐다. 바로 그때 서울시가 청년 일자리 정책의 하나로 선정한 ‘서울형 강소기업’ 정보가 구세주처럼 다가왔다. 울트라브이는 서울시 선정 강소기업 127곳 중 하나다.

울트라브이는 안면성형용 필러 제조로 특허를 취득했고 의료용 실을 생산한다. 얼굴에 바르는 고기능성 앰풀로 홈쇼핑에서 각광을 받는다. 2016년 서울산업진흥원(SBA) ‘하이서울 우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장식 울트라브이 전무이사는 “순수 100% 국산제품 수출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필러 공장을 한 곳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형 강소기업 정책은 청년 채용에 적극적인 유망 기업을 선정해 고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청년 미취업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고용보조금을 월 100만 원씩 최다 2명에게 10개월간 지원한다. 100만 원 가운데 60만 원은 기업에, 40만 원은 취업자에게 돌아간다.

지난해 선정된 기업들은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분야가 많았다. 소프트웨어·정보기술(IT) 기업 43개사, 의료기기 제조업체 42개사, 교육 및 컨설팅 기업 15개사가 포함됐다. 국내 토종 한방차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최근 해외에 적극적으로 지점을 열고 있는 ‘오가다’도 청년 채용에 적극적이어서 선정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최근 전국의 만 15∼39세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청년 사회·경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의 68.9%는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을 밝혔다. 청년 고용위기 해법으로 27.3%의 청년이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확대’를 꼽았다.

서울시는 올해 강소기업 공모를 29일부터 시작한다. 500곳을 발굴해 청년 신규 채용을 2000명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정규직 고용에 적극적인 기업에 시가 마중물이 되겠다는 취지다. 유연식 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은 “근무 환경이 좋은 곳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청년취업#서울형 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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