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김진형]정비 시급한 데이터 관리체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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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공공데이터전략위원장 KAIST 명예교수
김진형 공공데이터전략위원장 KAIST 명예교수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많은 규모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 그 데이터가 과학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인공지능을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의 자동화는 이제 이 시대에 일하는 방법이 되었다. 기업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새로운 가치와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정부와 공공 부문도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활용에 눈을 뜨고 있다. 선진국은 데이터를 개방하여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배려하고, 또 이를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시카고 시는 식당 위생단속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과거 위반건수, 쓰레기와 위생 관련 민원, 평균 기온, 주변 강도사건, 담배·주류 판매허가 등을 주요 변수로 분석해 동일한 인력으로도 적발률을 25%나 향상시켰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정부와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스마트하게 일해야 한다. 재난 질병 등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고, 복지 교육 등은 정확한 미래 예측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즉, 국민 개개인의 삶에 최적화된 ‘정밀행정’과 정책수요를 파악하고 먼저 움직이는 ‘예측행정’이 요구된다. 정부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정책으로 가치와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수준은 세계 일류급이다. 오랜 기간 공공 행정을 전자적으로 관리하면서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부처별 칸막이로 데이터 통로는 막혀 있으며, 일관성이 부족하다. 데이터 관리방식의 개선이 범정부 차원에서 필요하다.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생성, 가공 분석, 공유 활용의 차원에서 통합적인 데이터 관리를 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과 창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데이터 관리체계부터 정비해야 한다.

김진형 공공데이터전략위원장 KAIST 명예교수
#데이터#인공지능#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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