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갈 경우 ‘文 맞상대’ 안갯속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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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이재명 0.6%P차 박빙
安 “한 수 접어주고 출발하는 것”… 중도층 많은 충청 영남 수도권 기대
李측 “2차 선거인단은 선명성 강해”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의 2위 다툼이 향후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내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미 있는 2위’를 차지해야 결선 투표에 오르든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든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가 이 시장을 앞서면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 왔다. 하지만 27일 실시된 호남 경선에서 안 지사(20.0%)가 가까스로 이 시장(19.4%)을 제치면서 당 일각에선 ‘확실한 2위 자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안 지사의 상대적인 고전은 호남 선거인단에 중도 보수층이 적고, 열성적인 지지층도 적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 측은 내심 호남 경선에서 2위를 기대했다. 호남 지역에 지지 그룹인 ‘손가락혁명군(손가혁)’ 등 열성 지지층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남 경선이 진행된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는 오렌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손가혁 회원 2500여 명이 집결해 열성적인 응원을 펼쳤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2위를 자신했지만 국민의당 경선 흥행 이후 문 전 대표로 결집이 이뤄지면서 손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안 지사는 텃밭인 충청 경선부터는 이 시장을 큰 격차로 앞서면서 1위 추격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앞으로 진행될 충청, 영남, 수도권 경선의 선거인단에는 안 지사를 지지하는 중도층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충청에서 만회하고 영남에서 버틴 뒤 수도권에서 뒤집어 최종 승부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안 지사는 “한 수 접어주고 출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모집된 2차 선거인단이 이 시장의 선명한 노선을 지지하고 있어 상승세를 탈 소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선거인단 비중이 큰 수도권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진영에선 내심 안 지사가 재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도록 이 시장이 선전하기를 기대하는 기류도 읽힌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호남 분위기로 보면 이 시장이 최종 2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광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문재인#결선투표#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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